오늘 소개할 책은?
요즘에 혼술 혼밥이 유행이라고 하죠? 관계에 피곤한 사람들이 홀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시간,
그런데 혼자 놀기의 진수는 바로 독서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소개할 책은 중년 남성들의 혼자 놀기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정일님의 ‘흔들릴 때마다 한잔(이다)’입니다.
제목부터 공감이 갑니다.
감태준님의 시와 같은 제목.
중년, 마흔이 넘으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마흔을 불혹이라고도 한다는데,
아직 청춘이 끝난 건 아니라도 믿는 이 시대의 중년, 흔들릴 때마다 한 잔씩 기울이다 보면, 나도 흔들리고
앞에 같이 술 마시는 사람도 흔들리고 포장마차도 흔들리고 세상이 흔들리고...
나 혼자 흔들리는 게 아니구나, 다들 흔들리며 사는구나.. 싶어서 위로가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겼습니다. 젊어서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문득 멈춰서 돌아보니 어느새 중년인데,
갑자기 ‘여긴 어디? 난 누구?’싶은 순간이 있죠.
그렇다고 누구한테 속시원히 터놓고 조목조목 짚어서
뭐가 불편하고 뭐가 서운하고 뭐가 서글프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기도 쉽지않음.
이 책 마치 내 말을 대신 해주는 것처럼 가려운 곳들을 쓱쓱 긁어줍니다.
그러니까 혼술로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것처럼, 혼자 독서만으로도 위로와 응원이 되는 책.
흔들리는 순간들, 그래서 한 잔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한 고백이군요.
이 책의 작가인 이정일님은
한 경제신문의 산업부 부장. 남들에게는 명함 좋은 경제기자이지만, 이분 역시 흔들리는 중년.
그래서 그 신문에 ‘초동여담’이라는 제목으로 중년의 자신을, 자신처럼 중년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 그 칼럼들을 모아서 책으로 묶어낸 것.
남모르게 흔들리고 있을 때 조용히 펼쳐서 읽어보면 남들도 나처럼 흔들리고 있구나,
위로와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안도현 시인이 새동시집 - ‘기러기는 차갑다’
지난 10여 년간 써온 동시 46편을 묶었는데요. 킬킬 웃음이 나오다가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이렇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
국정원 전문기자로 손꼽히는 김당 기자가 30년 취재 내공을 쏟아부은 - ‘시크릿파일 국정원’
책이 상당히 두껍고 가격도 좀 나가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비밀로 둘러싸인 그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기분이 들면서 국가정보기관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대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