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4일(화)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요즘에 혼술 혼밥이 유행이라고 하죠? 관계에 피곤한 사람들이 홀로 스스로를 위안하는 시간,

그런데 혼자 놀기의 진수는 바로 독서가 아니겠습니까?

오늘 소개할 책은 중년 남성들의 혼자 놀기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정일님의 흔들릴 때마다 한잔(이다)’입니다.

 

제목부터 공감이 갑니다.

감태준님의 시와 같은 제목.

중년, 마흔이 넘으면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해서 마흔을 불혹이라고도 한다는데,

아직 청춘이 끝난 건 아니라도 믿는 이 시대의 중년, 흔들릴 때마다 한 잔씩 기울이다 보면, 나도 흔들리고

앞에 같이 술 마시는 사람도 흔들리고 포장마차도 흔들리고 세상이 흔들리고...

나 혼자 흔들리는 게 아니구나, 다들 흔들리며 사는구나.. 싶어서 위로가 되는 그런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겼습니다. 젊어서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문득 멈춰서 돌아보니 어느새 중년인데,

갑자기 여긴 어디? 난 누구?’싶은 순간이 있죠.

그렇다고 누구한테 속시원히 터놓고 조목조목 짚어서

뭐가 불편하고 뭐가 서운하고 뭐가 서글프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하기도 쉽지않음.

이 책 마치 내 말을 대신 해주는 것처럼 가려운 곳들을 쓱쓱 긁어줍니다.

그러니까 혼술로 나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것처럼, 혼자 독서만으로도 위로와 응원이 되는 책.

 

흔들리는 순간들, 그래서 한 잔 하게 되는 순간들에 대한 고백이군요.

이 책의 작가인 이정일님은

한 경제신문의 산업부 부장. 남들에게는 명함 좋은 경제기자이지만, 이분 역시 흔들리는 중년.

그래서 그 신문에 초동여담이라는 제목으로 중년의 자신을, 자신처럼 중년을 버텨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 그 칼럼들을 모아서 책으로 묶어낸 것.

남모르게 흔들리고 있을 때 조용히 펼쳐서 읽어보면 남들도 나처럼 흔들리고 있구나,

위로와 공감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안도현 시인이 새동시집 - 기러기는 차갑다

지난 10여 년간 써온 동시 46편을 묶었는데요. 킬킬 웃음이 나오다가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고,

이렇게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


국정원 전문기자로 손꼽히는 김당 기자가 30년 취재 내공을 쏟아부은 - 시크릿파일 국정원

책이 상당히 두껍고 가격도 좀 나가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비밀로 둘러싸인 그들의 이야기를

엿보는 기분이 들면서 국가정보기관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대안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