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닮고 싶지 않았던 그 모습..
그런분이 있다면 바로 제 어머니였습니다.
어느덧 두아이의 엄마가된 지금 그 누구보다도 엄마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노력합니다. 표현하지 않는 제 성격에 때론 정말이지 많이도 서운하신가봅니다.
30년 가까운 결혼생활. 술만 드시다가 결국은 암으로 돌아가시던 할아버지.
그분의 대소변을 다 받아내시던 그런 분이었습니다. 할머니도 마다한 것을.
그러고도 친척들한테 좋은 소리한번 못 듣고 집을 가출하셨다가..
어린 자식들이 눈에 밟혀 다시 돌아오신 그분..
그분에게 저희들이 전부였습니다.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난 없다던 8남매의 맏며느리..
혹독한 시집살이의 산실 저희 할머니 뇌경색으로 일년에도 2-3번씩 119로 긴급..
그렇게 4년여간 결국은 다시 대소변을 받아내다 작년에 돌아가셨네요.
카드사용 적립금으로 아직도 시집간 저까지 챙기시고 본인은 정작 샘플을 사용하시는 그런 마음착하신 우리 어머니..
얼마전 둘째 아이를 낳고 이가 시렸는데 아이를 맡길수가 없어서..
편찮으신 어머님께 두아이를 맡기고 병원에 찾아 갔습니다.
치과에서는 치과상으로는 별문제가 없으나 정형외과에 가서 골밀도 검사를 받으라고 다시 아이들을 들쳐없고 걸리고 정형외과로 향했습니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제 나이 이제 28인데.. 골밀도 검사결과.. 70-80살로 나오니..
지금 제가 수유중인 관계로 치료도 바로 못 들어간다는 말에..
저희 어머니 가슴을 또 한번 쓸어 내리셔야 했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훔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전 모르는척 했습니다.
당신도 편찮으시면서 딸이 안좋다는 모습에 눈물을 훔치시는 어머니.
이게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진다하여도 어머니의 마음이겠지요.
첫째 아이때 10개월동안 입덧을 해 아무것도 못먹고도 첫아이를 3.6kg에
낳았으니.
너때문에 그런다며 우리 첫아이를 원망하는듯한 내 어머니.
둘째 아이가 까탈스러워 업어 키우는 걸보며 저희 신랑에게 말씀하시는군요.
자네는 자네 딸이 중요한가 몰라도 난 내 딸이 더 중요하다고..
그 말씀에 베인 눈물의 의미를 오늘도 모른척 합니다.
어쩜 당신은 다음달에 큰 수술을 앞둘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집간 이
딸이 못내 마음에 걸리나 봅니다.
정말로 잘 사는 모습만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죄송함에 눈물이 흐릅니다.
그리고, 이 눈물을 내 어머니가 보실까봐 저도 조용히 훔쳐냅니다.
저희 어머님께 선물로 드리고 싶어요. 무뚜뚝해 표현하지 못하는 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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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