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할머니는 6.25때 총알을 만들기 위해 놋쇠란 놋쇠는 다 착출해 갈때도 볏짚에 꼭꼭 숨겨 밥그릇,국그릇 다 가져가도 화로만은 못가져가게 했답니다.
저희 어릴적엔 이 화로에 떡도 구워먹고 고구마도 구워먹고 밥상 챙기기전에 찌개를 여기다 올려 놓으면 보글보글 끌어서 그 맛이 얼마나 좋았는지...
어릴적엔 무쇠솥에 밥을 해서 숯을 얻기 쉬웠는데, 지금은 한 포대씩 사야 한데요. 할머니가 이 화로를 얼마나 열심히 닦으시는지 늘 반짝반짝 윤이 나서 제 얼굴이 다 보일 정도 였지요.겨울이면 생태찌개를 화로에 지긋이 더 끌여서 드시는 것을 좋아하셨지요. 한번은 막내 외숙모가 인사 왔을때는 화로에 닭갈비를 구워드렸는데 지금도 그맛을 잊지 못한데요.
지금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안계셔도 그 화로는 여전히 저희 식구들이 모였을때는 유용하게 쓰이지요.
아직도 닭갈비며 양념 삼겹살을 구울때면 옆집에서 냄새를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올정도 라니까요.
화로를 왜 할머니가 그리도 아끼셨는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식구들이 여기에 음식을 해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느껴지면 절로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생태찌개를 오늘 저녁엔 먹어야 겠습니다...
019-358-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