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초등학교에 전근해 부임하던 지난 3월.
설레는 가슴을 가지고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전교생은 78명인 미니학교다. 담임을 한 4 학년에 들어가니 13 명의 아이들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예상한 대로 아이들의 마음은 깨끗한 도화지 마음이었다. 티 하나 묻어 있지 않은 맑고 순수한 아이들이었다.
멋들어진 소나무 아래에서 내일을 꿈꾸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신바람나는 일이었다.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들과 마음을 함께 하게 되니 그런 일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만큼 아이들의 영혼은 밝고 훈훈하였다. 함께 하고 있으면 향기가 솔솔 풍겨나오고 있었다. 날이면 날마다 기쁨이었다.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한 달 두 달 생활하다 보니 마음에 맞지 않는 것이 있었다. 바로 자신감이었다. 순수하고 맑기는 하였지만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부족하였다. 자꾸 뒤로 숨으려 하기만 하였고 수줍어서 말을 당당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틀려도 좋다. 자신있게만 하라.
아무리 강조하고 격려를 해보아도 효과가 크지 않았다. 환하게 웃고 있다가도 발표를 하라고 하면 고개가 숙여지는 것이었다. 곳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잘 알고 있었다. 교육은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단기적인 계획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이들의 자신감을 키워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나 씩 하나 씩 실천해 나갔다. 아침 자습으로 한문을 하루에 4 자씩 쓰게 하고 곱셈과 나눗셈을 각 각 3 문제씩 풀게 하였다. 그리고 수업 시간마다 대답을 크게 하고 대답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하였다.
9월 29일. 연구수업을 하던 날.
관내 교장 선생님들을 모시고 연구 수업이 이루어졌다. 걱정은 많았었다.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들이 발표를 잘 할 수 있을 것인가 불안하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면 보람도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이 진행되었다.
긴장이 되었는지 아이들도 떨고 있었다. 그렇지만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은 손을 번쩍번쩍 들면서 자신있게 발표를 하는 것이었다. 맑은 아이들의 영혼의 잠재성은 위대한 것이었다. 아이들이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 확인을 하게 되니 그렇게 신날 수 없었다.
아름다운 수업.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아졌고 아이들 또한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아이들이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었다. 아이들아. 잘했다. 정말 장하다. 우리 내일을 향해 달려나가자.<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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