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김차동 오라버니...가슴이 쓰리고 아파서,위로에 말을 듣고 싶어 떨리는 손으로 이렇게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지금부터 우리 큰 삼촌얘기를 할까합니다..명절을 앞두고,친정엄마와 김치 담글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18년 만에 처음으로 추석에 찾아오는 우리 큰 외삼촌,,인천에서 자그마한 공장을 하고 계시지요..(도장공),그런데 왜 처음으로 내려오냐구요? 결혼하고 처음엔 자리잡는다고 바쁘다 못오시고.,먹고 살만하니 외숙모와의 불화로 한번도 명절엔 오시지 못하셨죠.그리고 끝내 몇달전에 이혼을 하셨어요...며칠전부터 엄마께 전화해서"누나! 나 이번엔 내려가! 일찍 서둘러서11일날 내려갈께" 혼자가 되버려서 안쓰럽지만 그래도 내려온다니 너무나 반가워서 삼촌이 좋아하는 김치를 담그려 배추를 다듬으며 얘기를 하고 있었죠,,오늘이 11일 이잖아요.채소 손질이 끝날 무렵 (4시정도)한통에 전화가 걸려오더군요..다 도착했거니 했는데,출발도 못했거니와 못갈 것 같다는 전화내용..
왜? 무슨 사연이 있길래???
가슴이 떨리고 속이 쓰립니다..내용인 즉슨,,막 공장 문을 닫고 나오려고 하는데 전화가 오더라는군요..우체국인데 등기가 왔다더군요..그리고 연이어서 검찰청인데,삼촌 명의로 카드를 만들어서 빚이 있다고 은행으로 가라더랍니다..예,맞아요..보이스피싱 사기에 걸려 든거죠.비밀번호를 누르는 순간 430만원이 눈 앞에서 사라지더랍니다.당한 삼촌이 너무나 바보 같고,내 주위에 그런 말도 안되는 사기에 걸려들 사람이 있을줄이야..그게 왜 하필 내 삼촌이어야하나.저희 같은 주부들은 매일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그런 사기가 많다고 주위하라고 일러 주지만,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까지 페인트 냄새 맡으며,일을 하는 삼촌으로써는..
정말 불쌍하더군요..위자료로 아파트 주고,양육비로 적금통장 다 내주고,50나이에 월세방에서 사시는데, 그 통장이 전 재산이라고 하셨는데,,너무나 안타깝고 속이 상합니다..엄마는 속에서 천불이 난다고 배추 간절이다 마시고 누워 버리셨습니다..뭐라고 말을 해줘야 위로가 될까요? 얼른 경찰서 가서 신고부터 하라고 했는데,사기꾼들이 잡힐까요? 잡힌다 해도 그 피같은 돈을 찾을 순 있을까요? 정말이지 우울한 명절이 될것 같아요..
김차동 오라버니!! 세상엔 이보다도 더 큰 일들이 있겠죠? 그래도 없는 사람들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세상이 너무 야속하네요..13일은 우리 가엾은 삼촌 생신이십니다.비록 함께하진 못하지만,우리 삼촌 힘내라고 크게 말씀 좀 해주세요..그리고 추석 다음 날인 15일은 친정엄마 생신이시구요..엄마께도 너무 속상해 하지말라고 전해주세요..그리고 생신 축하드린다구요..18년만에 가족이 모두 모여서 송편 빚어 맛나게 먹고 싶었는데...이번 일로 너무들 맘 상해하지 않았음해요.다음 명절 땐 다 같이 모여서 생일 축하 노래 부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