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줄에 긋는 밑줄 10편

이 교육방침은 말하자면 '죽이 아니라 초밥의 밥알이 되어라.'라는 것이다. 죽에 들어가는 밥알은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이른바 정체성을 돌보지 않고 국물 속에 녹아들고 만다. 그래서 건져내려면 국자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초밥의 밥알은 비록 한 덩어리로 뭉쳐지기는 하지만 한 알 한 알이 '나는 밥알이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는 각 밥알이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사회 혹은 조직의 일원이라는 자각을 잃지 않는다. 귀속의식이 강하다. 그 속에서 자주성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인망력/도몬 후유지 지음/한스미디어/p169 죽 속에 들어가는 밥알은 거대한 세상이라는 조직 속에 묻혀버려 자신의 존재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반면 초밥의 밥알은 한 덩어리로 뭉쳐있으면서도 한 알 한 알은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거대 세상 속에 잘 융합하면서도 자신만의 자아상과 존재감을 명확히 지켜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지요. 죽 속의 밥알같은 사람에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초밥의 밥알같은 사람에 더 가깝습니까. -서른 다섯 줄에 긋는 밑줄 10편/2008년/1월11일/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