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그렇게 싫어요?“
오늘도 나의 큰 아들 민재는 내게 장난을 걸어옵니다.
“그래 싫다!”
살갑게 구는 아들이 고마우면서도 또 난 맘에 없는 소리로 일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속 깊은 내 아들 민재는 엄마의 그 마음까지도 다 안다는 듯 야릇한 미소와 함께 나를 바라봅니다.
“정말..........싫어요?”
벌써 11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의료사고로 장애인이 되면서 늘 아픈 동생에게 매여 있어야 되는 엄마를 이해하기에는 너무도 어린 5살 때부터 홀로서기를 배워야 했고 동생으로 인해 여유 없이 늘 지쳐있는 엄마의 무관심과 또한 장애인 동생을 둔 형으로써의 무게감과 싸우며 오직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을 해야만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때로 말을 잊어가는 민재를 바라볼때면 이런 환경이 민재를 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로 만들어 버린 건 아닌지 마음 아파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11년이 흐른 지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천성이 착한 민재는 자기 몫을 잘 감당하며 아픈 동생에게는 좋은 형으로 엄마에게는 반 보조자로써 까지 우리 집에 없어서는 안 될 기둥으로 자리매김을 하였습니다. 이제 엄마보다 한 폄이나 더 큰 키와 몸짓으로 자라나 때론 엄마보다 더 큰 키를 과시하며 아픈 동생뿐 아니고 엄마까지 안아주고 업어주는 장난꾸러기 17살 힘센 총각(?)이 되었습니다.
비록 힘든 세월이었지만 그런 민재가 있어 감사하게 됩니다.
비록 몸은 힘들고 고달프다지만... 이런 천사 같은 두 아들이 있어 난 행복합니다.
비록 공부는 잘 못하지만 동생과 엄마를 이해하고 감쌀 줄 아는 큰 아들 민재가 있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이제 11월 13일이면 또 다른 나의 아픔인 그 민재가 17번째 생일을 맞게 됩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민재가 아픈 동생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 많은 어려움과 더 큰 희생을 강요당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민재가 잘 이겨내며 건강하게 자라 날거라 믿습니다.
오늘은 그런 민재에게 잘 표현 못하던 엄마이지만 얘기하려 합니다.
“고맙다” “사랑 한다” 그리고 “미안하다”라고....
민재를 믿고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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