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6(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1. 오늘 소개할 시집은 어떤 시집인가요?

오늘 소개할 시집은 임곤택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죄 없이 다음 없이>입니다.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속 시 장면 기억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박해영 드라마 작가가 직접 골라 드라마에 넣었던 「데리러 온다는 말」, 「저녁의 신부 5」가 바로 임곤택 시인의 시입니다. 아주 쉬운 말인데도 이상하게 오래 남는 시어들. 거창한 사건보다 평범한 하루의 감정을 천천히 바라보는 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 이 시집은 어떤 사람에게 특히 와닿을까요?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특히 와닿을 것 같습니다. 이유 없이 마음이 허하거나, 별일 없는데 괜히 하루가 쓸쓸한 날 있잖아요. 임곤택의 시는 그런 순간을 억지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시해서 우리는 좋았다” 같은 문장으로 평범한 하루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큰 감정보다 작은 마음의 움직임에 오래 머무는 사람이라면 특히 좋아할 시집입니다.

 

3. 인상적인 구절은?
저는 「데리러 온다는 말」의 마지막 부분이 오래 남았습니다.
“데리러 가는 길이면 좋겠습니다 / 맞으러 가는 길이어도 / 좋겠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마음,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이 아주 담담하게 담겨 있는데 이상하게 슬프고 다정합니다. 또 “두 곳이어서 / 이곳과 다를 거라서 / 믿게 됩니다” 같은 문장도 좋은데요. 지금 여기 말고 어딘가 다른 곳을 조용히 믿어보게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임곤택의 시는 쉬운 말로 깊은 감정을 건드리는 힘이 있습니다.

 

4.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임곤택 시인은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2004년 《불교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습니다. 시집 <지상의 하루>, <너는 나와 모르는 저녁>을 펴냈고, 현재 고려대학교 문화창의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박해영 작가가 “어려운 단어 하나 없이 쉽게 쓴 것 같으면서도 담백한 슬픔이 깊게 느껴진다”고 말했을 정도로, 평범한 언어 안에 오래 남는 감정을 담아내는 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