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6(금)김성환의 안전운전 교통상식

 

 

이번시간은 우리 모두가 생각해봐야할 구급차 사고 그리고 책임에 대해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최근 강원도 원주에서 환자를 긴급 이송하던 119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구급차가 전도돼 장기 손상으로 이송 중이었던 50대 환자가 끝내 숨을 거뒀고 구급대원 3명과 보호자도 가벼운 상처를 입었는데요. 

더욱이 사고가 발생한 충주에서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원주로 약 50분을 달린 뒤 병원까지 10분 정도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벌어진 일이라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당 사고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긴급자동차를 둘러싼 법과 현실의 간극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에 대한 책임이 구급차 운전자로 향했는데 현행 법과 실질적인 논리라는 부분에서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습니다. 

먼저, 도로교통법(제30조)상 구급차는 ‘긴급자동차’로 규정하고 실제 응급환자 이송 중 사이렌과 경광등을 사용한 경우 신호위반과 속도 제한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구급차의 신호위반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구급차는 긴급상황 시 신호 위반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건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구요?

– 네. 문제는 이 특례가 허용에 그칠 뿐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를 보호하는 기준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긴급자동차라 하더라도 다른 차량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사고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법에 명시돼 있는데요. 즉, 신호를 어길 권한은 있지만 사고를 내면 운전상 주의의무 위반은 따로 따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안전을 위한 기준이고 법의 해석이 타당한 건 맞지만 현장에서는 역설을 낳고 있습니다. 

사고는 언제 어떻게 순식간에 발생할 지 모르는데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며 증명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거든요. 

결국 사고가 발생하면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 징계 가능성까지 모두 개인에게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구급대원들이 긴급한 환자를 제대로 이송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의 제도 아래에서는 빠르게 달리는 구급차가 오히려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이네요.

긴급 이송 상황에서 어느 수준의 위험 감수까지 허용되는지 사고 발생 시 책임을 어디까지 감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현대적인 기준이 필요해 보입니다. 

구급차를 보호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뜻인데요. 지금의 법과 원칙으로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오히려 줄이고 있을 뿐입니다. 

법은 안전을 지키고 있지만 동시에 생명을 늦추고 있는 건 아닌 지 깊은 생각과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