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허를 찌르는 반전, 시대를 뚫고 나오는 목소리. 거장 박완서의 타계 15주기를 기리며 한국 대표 소설가 31인이 뽑은 박완서 명단편 베스트 10편 『쥬디 할머니』가 출간됐다.
박완서 단편문학의 뛰어난 성취를 새로이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책으로, 한강, 구병모, 성해나, 김연수, 정용준, 박상영 등 31명의 한국 대표 소설가에게 ‘박완서 단편 소설 전집’(전7권, 2013)에 수록된 97편의 단편소설 가운데 최고의 작품 2~3편을 추천받아 최종 10편을 선해 엮었다.
지금도 널리 회자되며 읽히는 불후의 명작 「도둑맞은 가난」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뿐 아니라, 그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에도 주목할 만한 의외의 작품 「쥬디 할머니」 「애 보기가 쉽다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틀니」 등 총 10편이 수록되었다.
추천하고 싶은 작품?
소설집의 시작을 여는 「쥬디 할머니」는 장성한 오 남매를 두고 혼자 아파트에서 살아가는 쥬디 할머니의 안온하고도 평화로워 보이는 삶을 펼치다가 뜻밖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독자를 데려가는 소설이다.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가 흥미롭다. 박완서의 단편소설 중 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로이 읽히고 해석될 여지가 큰 수작으로 힘있게 권할 만하기에 이번 책의 표제작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애 보기가 쉽다고?」라는 작품도 흥미롭다.
전직 국회의원으로 기품 있게 나이든 노인 맹범씨가 어느 날 손자를 돌보며 좌충우돌하게 되는 한 편의 블랙 코미디로,
우스꽝스러운 촌극 속에 당대 재개발 지역 빈민의 생활상을 얼핏 서늘하게 드러내며 박완서 특유의 날카로운 세태소설의 진면모를 보여준다.
기억에 남는 문장?
“비로소 나는 내 아픔을 정직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나는 결코 내 아픔을 정직하게 신음하지는 않을 것이다.” ㅡ「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틀니」 중에서
박완서 작가 소개?
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나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일곱 살에 서울로 이주했다.
숙명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6·25전쟁이 일어나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마흔의 나이에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 여든에 가까운 나이까지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소설과 산문을 쓰며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다. 담낭암으로 투병하다 2011년 1월 22일, 향년 80세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