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6(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밤’이라는 단어가 267번 등장하는 밤의 책, 박인환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고 

시집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오은 시인의 

필사 에세이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밤이라는 시간을 오롯이 감각하며 써 내려간 에세이 24편과, 시인의 문장을 따라 

써볼 수 있는 필사 공간을 더해 한층 밀도 높은 특별한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속삭이다’, ‘흐르다’, ‘그립다’, ‘깊다’, ‘기울다’, ‘두근거리다’, ‘흐느끼다’ 같은 소제목도 눈에 들어옵니다. 

 

인상 깊은 문장이 있다면? 

“글과 그림과 그리움의 어원이 ‘긁다’에서 비롯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셋 다 뾰족한 것을 들어 흔적을 남기는 행위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그리워서 글을 쓰는 사람도, 그림을 그리다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리움이 더해지는 것이지요.” (34쪽)

“나는 비 온 뒤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155쪽)

“싱그러운 봄밤과 징그러운 여름밤, 머무는 가을밤과 저무는 겨울밤" (220쪽)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은 어떤 의미?

찾아보니, 오은 시인의 시집 『유에서 유』에 실린 시의 제목이었다. 「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라는 시의 마지막 부분에 ‘밤에는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이 있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시인은 실제로 밤에 글을 많이 쓴다고 한다. 

왜 낮보다 밤에 작업이 잘 될까, 생각해보면 밤은 나의 결점을 드러내도 괜찮을 것 같은 시간이라 그랬던 듯하다고. 혼자 있는 시간이 기니까 그럴 때 조금 더 진솔하고 내밀한 이야기가 나오고, 낮에는 가장을 할 수 있지만 밤에는 그럴 필요 없이 아주 솔직하게 감정에 충실해질 수 있고, 

밤에 깃들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즉, 밤에 착해진다는 건 반성한다는 의미다. 시인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사람들은 다 착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걸 안 하는 사람들은 제자리에 머물거나 더 나빠질 뿐이라고 말한다.

 

오은 시인 소개?

이 책을 쓰면서 단어를 고르는 게 너무 즐거운 과정이었다는 오은 시인은 국어사전을 끼고 사는 시인이다. 

정읍에서 태어났고 전주에서 자란 우리 지역의 대표 시인이기도 하다. 

2002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