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4(토)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은 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대낮 납치 사건을 통해, 단순한 강력범죄를 넘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고수익 알바’의 위험성과 온라인 범죄 구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사건은 지난 6월 10일 오전 11시 50분경,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했습니다. 20대 남성 3명이 담배를 피우러 나온 또래 남성 B씨를 둔기로 위협해 차량에 태우고 강제로 끌고 간 겁니다. 

목격자가 “한 명이 각목을 들고 있었다” “피해자가 살려달라고 소리쳤다”고 신고했고, 경찰은 즉시 CCTV 분석을 통해 추적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랑 가해자들은 서로 알던 사이였습니까?

전혀 아니었습니다. 피의자 3명은 친구 또는 선후배 사이였지만, 피해자 B씨와는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이들이 단순한 강도나 조직폭력배가 아니라, ‘고액 알바’를 찾다가 인터넷을 통해 정체불명의 인물로부터 “떼인 돈을 받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입니다.

 

피의자들은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한 익명의 인물이 연락해와 “돈을 떼인 사람이 있는데, 받아오면 사례하겠다”고 제안했고, 그 지시대로 피해자의 주소 앞에서 기다렸다가 납치에 나선 겁니다.

차 안에서도 B씨를 폭행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2시간 넘게 감금됐습니다. 경찰은 충남 천안에서 이들을 전원 검거했으며, B씨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도 불법 대출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있던데요?

피해자 B씨는 불법 대출 사이트를 통해 수백만 원을 빌렸다가 이를 갚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 진술을 바탕으로, 이번 납치 사건의 배후에 불법 대부업체가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확대 중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강력범죄를 넘어, ‘온라인 고수익 알바’ → 정체불명의 의뢰자 → 범죄 실행자 → 피해자 → 불법 금융 구조로 이어지는 위험한 고리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특히 피의자들처럼 무직 상태의 청년들이 생계형 고액 알바에 현혹되어 중대한 범죄에 연루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액 알바들이 실제로는 어떤 범죄에 연루되는 겁니까?

보이스피싱 인출책, 마약 운반책, 불법 도박장 인력, 심지어 해외 불법 노동까지 다양합니다. ‘단순 전달만 하면 된다’, ‘

신분은 익명 보장’이라는 말에 속아 실제 범죄 실행자로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납치와 감금, 폭력까지 동반된다면 실형은 거의 불가피합니다.

고수익을 미끼로 한 온라인 알바는 이제 범죄 외주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선택 같지만, 그 배후엔 조직적인 범죄 구조가 숨어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돈을 대신 받아달라’거나 ‘전달만 하면 된다’는 식의 제안은 절대 응하지 마시고, 낯선 의뢰에는 단호히 거절하셔야 합니다. 

단 한 번의 선택이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