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0(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할 책은?

<엔비디아 젠슨 황, 생각하는 기계>. 

엔비디아, 지난 몇 년간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역이자, 이제는 이 기업을 빼고는 AI 기술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 기업에 대한 대중의 이해는 어느 정도일까? 사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챗GPT 같은 기술은 엔비디아의 기술이 없었다면 아직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고, 사람들도 여전히 ‘엔비디아가 무슨 회사인가요?’라고 말했을 게 분명하다. 

스마트폰 시대는 스티브 잡스가 열었고, 전기차 시대는 일론 머스크가 열었다면, 오늘의 AI 시대와 향후 우리가 마주할 놀라운 세상은 바로 젠슨 황이 만들어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그의 최초 공식 자서전. 저자 ‘스티븐 위트’가 3년간 젠슨 황을 인터뷰한 내용과 그의 주변 인물 300여명을 취재해 그 내용을 책에 담았다.

 

책의 내용은? 

책은 젠슨 황의 집요한 문제 해결 능력과 기술에 대한 집착이 초기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발부터 인공지능(AI) 회사로의 대담한 전환 등에 어떻게 적용됐는지 면밀히 살핀다.

젠슨 황은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수많은 독서가 자양분이 됐는데, 그는 책 이곳저곳에서 건져 올린 지식을 통해 AI가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확신이 생겼다. 젠슨 황은 어느 날 회사의 모든 것을 여기에 걸기로 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을 딥러닝에 집중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래픽 회사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전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기도 했고, 경제적으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탁월한 기술 이해 능력, 성실성과 꾸준한 공부, 확고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숙제를 꾸준히, 제대로 하는 것이야말로 젠슨의 성공 비결이었다. 그는 내가 들어본 모든 경영서를 읽었고, 내가 모르는 책들도 수없이 읽었다. 그로부터 그는 비범한 사업 전략을 도출해 냈다."

 

젠슨 황은 어떤 사람인가요? 

1963년 대만에서 태어나 열 살에 부모님과 떨어져 미국으로 이주한 젠슨 황은 떡잎부터 남다른 아이였다. 소년 교화학교였던 오네이다 침례교 인스티튜트(OBI)에 다니며 이민자로서 인종 차별과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체력을 길러 싸움에 맞서고 자신이 잘하는 수학을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면서 1년 만에 사실상 학교를 정복했다. 2020년 OBI 졸업 연설에서 그는 “OBI에서 보낸 시간은 내 인생에 있었던 최고의 일 중 하나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젠슨 황은 오리건주립대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AMD, LSI로직에서 마이크로칩 설계일을 하던 중 커티스 프리엠, 크리스 말라초스키를 만났다. 이들은 젠슨 황과 함께 1993년 그래픽카드 제조 회사 엔비디아를 설립한 창립멤버다. 엔비디아는 ‘질투’를 의미하는 라틴어 ‘인비디아’에서 유래했는데 훗날 이름 그대로 모두가 질투하는 기업이 됐다. 

“AI는 결코 인류에 위협이 아니며 ‘생각하는 기계’일 뿐”이라는 젠슨 황의 낙관론과 선구안을 알 수 있는 이 책에서 그의 생각을 선명하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