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첫째 주에는
이 달에 읽으면 좋을만한 세 권의 책을 소개해 드립니다.
1. 글을 몰라 이제야 전하는 편지(권정자 외 지음, 남해의봄날)
전국 할머니 열풍을 일으킨 ‘순천 할머니’들이 돌아왔다.
여든 앞에 처음 글을 배운 할머니들이 소중한 이들에게 보내는 인생 첫 편지를 모은 책. 직접 그린 그림들도 함께 실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소망일 수 있다.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가난 때문에 글을 배우지 못했던 순천 할머니들에게는 편지가 그런 존재다.
여든 앞에서야 글을 배워 직접 자신의 이름을 쓰고 주소를 쓰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말로 차마 전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었고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편지를 쓰고 싶었다.
2019년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를 펴내 호평을 받으며 미국과 볼로냐 등에서 전시를 열고 방송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순천 할머니들이 가슴에 오래 품었던 이야기, 편지가 되어 찾아왔다.
2. 우주여행자를 위한 생존법(폴 서터 지음, 오르트)
우주는 우리의 감각을 초월한다. 지구 밖으로 나가면 숨조차 쉴 수 없으며 극저온과 방사선 폭격 같은 극한의 위협과 맞닥뜨려야 한다.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에서 고문으로 일하는 천체물리학자가 인류가 알아낸 과학적 지식을 토대로 우주를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이 알아둬야 할 지식을 유쾌하게 일러준다.
블랙홀과 일반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까지 폭 넓은 지식을 담고 있는 책으로, 우주를 동경하는 이들이 길라잡이로 삼을 만하다.
3. 거북의 시간(사이 몽고메리 지음, 조은영 옮김, 돌고래)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아프거나 다친 거북을 돌보고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거북구조연맹’ 본부가 있다.
세계적 동물 생태학자이자 자연 탐험가인 저자는 연맹의 인턴으로 활동하며 겪은 거북의 탄생과 죽음, 고통과 회복의 여정을 소설보다 더 아름답게 묘사했다.
거북의 삶을 통해 인간 문명을 거울처럼 비추는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 속 인간의 자리와 역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두꺼워 보이지만 야생동물 전문 화가 맷 패터슨의 생동감 넘치는 삽화가 곳곳에 수록돼 읽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