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6(수) 송미령교수의 경제수다

 요즘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을 하면서 언론에서 “미국과 중국이 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라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거예요. 

치킨게임은 경제용어인데요, 오늘은 왜 이런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을 치킨게임이라고 하는지, 치킨게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Q. 치킨게임, 정확히 어떤건가요 ?

 치킨게임’은 어떤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상태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지금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두고 서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양보하지 않고, 

145%까지 관세를 올리는 상황을 치킨게임이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치킨게임은 1950년대 미국에서 젊은 층이 주로 하던, 위험한 자동차 경주에서 유래됐는데요, 

당시 미국 젊은이들은 충돌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서로를 향해 차로 돌진하는 게임을 즐겼습니다. 

핸들을 꺾지 않고 끝까지 버틴 사람이 승자가 되고 핸들을 꺾은 사람이 패자가 되는 게임인데요, 이때 핸들을 꺾어 차를 피한 패자를 ‘치킨’이라고 불렀습니다. 

제임스 딘 주연의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요. 치킨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치킨이라는 영어 단어가 속어로 겁쟁이란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Q. 그런데, 왜 치킨, 그러니까 닭을 겁쟁이라고 표현할까요 ? 

 서양에서는 주인이 모이를 주려고 해도 가까이 오지 않는 닭을 겁이 많은 대표적인 동물로 여기는데요, 그래서 의심과 겁이 많아서 도망을 잘 가는 사람을 치킨이라고 부릅니다. 

 

Q. 그럼, 국가간의 무역전쟁말고, 우리 주위의 치킨 게임 사례가 있을까요 ?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요즘 온라인 쇼핑몰에서 같은 제품인데도 가격이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죠. 

기업들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가격을 계속 낮추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는데요, 

판매자들은 낮은 가격을 제시해야만 상위 노출이 되고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문제는 이런 경쟁이 심화되면 판매자들은 이익이 거의 남지 않거나 심지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버티는 상황이 생긴다는 거예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어서 좋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저가 제품이 많아지고 시장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큽니다. 

이렇게 가격을 낮춰서 경쟁하는 구조가 지속되면 많은 판매자가 버티지 못해서 떠나게 되고, 몇몇 대기업만 살아남아 독과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는데요, 

이런 과정이 바로 전형적인 치킨게임입니다. 또 이 외에도 연인끼리 서로 싸운 후에 ”쟤가 먼저 연락하겠지,“ ”내가 왜 먼저 연락해야 해 ?“ 서로 연락하지 않고 먼저 연락오기를 기다리는 신경전도 치킨게임의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