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0(목) 장승호원장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오셨나요?

A: 오늘은 [연로하신 부모님과 잘 지내는 방법]을 주제로 준비했습니다. 드라마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가 주인공이 나이 든 부모님을 등에 업은 채 “왜 이렇게 가벼워?”라며 아쉬워하는 장면입니다. 늘 든든한 기둥 같았던 부모님이 언제 이렇게 작아지셨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어린 시절 나에게 상처를 주었던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죠. 부모님이 연로하시면 이제는 성인이 된 자녀가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부모님께 들었을 법한 잔소리나 걱정들을 이제는 반대로 자녀가 부모님께 할 때가 많아서 갈등이 생기고는 합니다.  

 

Q: 부모와 자녀의 갈등, 나이가 들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죠. 

자녀분들은 어떤 어려움들을 호소하시나요?

A: 자녀분들은 부모님이 너무 까다롭고 고집이 세셔서 대화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너무 의존적인 부모님을 어디까지 챙겨드려야 하는지 고민 된다고도 합니다. 실제로 자녀의 상황을 존중하지 않고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거나 자녀들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간섭하려는 부모님들이 있죠. 이런 상황에서 성인 자녀들은 부모님에 대한 부양의 의무나 안쓰러움과 함께 부담감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됩니다. 결국 부모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고, 너무 과중한 책임, 반대로 무관심 사이에서 심한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죠. 

 

Q: 그렇다면 연로하신 부모님들과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A: 네, 먼저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의 정체성 역시 달라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부모님의 모습은 주로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한창 젊으셨던 무렵일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 역시 부모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시간과 상황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바뀔 수 있는 분들입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의 부모님을 대하게 되고, 변화된 상황에서 부모님과 소통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내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아닌, 현재의 부모님을 온전히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자녀들이 변하는 만큼 부모님들도 변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주의사항도 있을까요?

A: 두 번째로 부양에 대한 과도한 부담이나 반대로 부모님과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부모님은 자녀가 내 능력이나 판단력을 믿지 못하거나 내 고유한 영역을 침범받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녀로서는 과도한 희생과 돌봄이 어느 순간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부모님을 돌보느라 자신을 충분히 챙기지 못해 소진될 수도 있죠. 끝으로 감사와 배려, 존중을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니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굳이 이런 것까지 일일이 표현해야 하나 싶을 때가 있지만,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표현을 많이 할수록 가족 간의 신뢰와 애정이 두터워지고, 상호 존중적인 관계가 만들어 진다는 사실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