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7(목) 김형준의 마음지킴이

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주변에서 보면 매우 열정적이고 의욕을 가지고 일을 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모든 것이 허무하게 느껴져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보는데요. 바로 이런 경우를 정신의학에서는 “번 아웃(Burn Out)증후군”이라고 부르는 데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Q: 번 아웃 증후군! 들어본 듯 한데요. 어떤 경우를 말하나요? 

A: 번 아웃 증후군은 다 불타서 없어진다는 burn out이라는 말뜻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말로는 소진증후군, 연소증후군, 탈진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번 아웃 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평소에 아주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나 매사 열정적인 사람에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정적이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갑자기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요 증상은 열성적으로 업무에 충실하다가도 오히려 하는 일이 부질없어 보이는 모순적인 상태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급속도로 무너져 내리는 느낌에 사로잡히며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상태로 빠지게 됩니다. 그 후 쉽게 짜증이 나고 냉소적으로 바뀌거나 노여움이 솟는 감정을 느끼는 심리상태와 두통, 소화불량, 불면, 식욕부진, 가슴 답답함과 같은 신체증상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번 아웃증후군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A: 요즘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으로 언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보니 야근 같은 과도한 업무량이 있거나 치열한 경쟁과 성과를 내야만 하는 직업군, 그리고 이것을 부추기는 직장 내 분위기 등 같은 외부적인 요인이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원인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입니다. 적절한 휴식이나 체력적인 보충이 되지 못하고 일에만 매달리면 아무리 정신력이 강해도 지치기 마련이고 몸이 피곤하고 힘들면 정신도 무너지는 법입니다. 다른 원인으로 개인의 성격적 성향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가치가 떨어진다 생각하고 손에 일이 없으면 불안해하거나 죄의식을 느끼는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일중독인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이 완벽하지 않으면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는 완벽주의자이거나 성격적으로 조급하고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고 쌓아두는 반면, 책임감이 강해 자신이 맡은 일은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끝내야만 하는 특성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성향들은 일이 잘 풀릴 때는 큰 장점이 되지만, 세상일이 내 뜻대로만 이뤄질 수 없기에 조금이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 이미 많은 성과를 만들었음에, 이뤄 놓은 성과보다 이루지 못한 작은 부분에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또 다른 원인은 지금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잘 알지 못하고 세부적인 일에만 매달린 경우, 반대로 너무 큰 목표를 세우고 현실적인 여건을 무시하고 일에 매달린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그렇군요. 그렇다면 “번 아웃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을 말씀해 주실까요?

A: 자신의 번 아웃 상태를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번 아웃의 증상은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 이제 휴식을 가지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리라는 마음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지친 체력을 회복하고 여가시간을 가지며 일과 잠시 떨어져 몸도 마음도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해온 성취를 스스로 긍정하고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재정립하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다시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즐거운 일인지, 내게 맞는 일인지, 신체적으로 이상 증세는 없는지, 잠은 잘 자는지 등 자신의 마음과 몸 상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나 남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끝으로 지금 고통이 크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