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
-다소 무거운 주제인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가 긴장 상태인데, 자동차 업계 역시 비슷. 이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자동차와 부품 업계는 계속해서 불안해 하고 있다고요?
-그렇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수출하는 품목 가운데, 승용차 비중이 25.5%와 자동차 부품이 15.1%를 차지해서, 거의 40%를 차지하기 떄문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서방 제재 여파로 한국의 러시아 승용차 수출은 이듬해 62.1% 줄었다. 타이어도 55.7% 감소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국지적 충돌 발생 시 러시아 현지 자동차 판매가 적게는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판매 규모가 29%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 내에서 현대기아차 그룹의 시장점유율도 꽤 높다고요?
-현대차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17만1811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10.3%를 기록, 기아(20만5801대, 12.3%)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그룹은 르노그룹(33.8%)에 이어 두번째로 점유율(22.6%)이 높다.
-러시아에 국내 기업의 자동차 공장이 있나요?
-그렇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간 2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를 포함한 러시아 수출량은 연간 10만대에 이른다. 현대자동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현지 딜러들에게 차량 인도 역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등도 이번 갈등의 영향권에 있다. 쌍용차 협력사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고, 인접 국가인 슬로바키아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서다.
-이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러시아에서 신차 생산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고요?
-그렇다. 볼보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에서 차량 생산·판매를 중단하는 한편, 해외에서 생산한 차량의 러시아 수출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르노 역시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생산공장을 폐쇄했다. 미국 GM(제너럴모터스)도 러시아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규어 랜드로버와 아우디는 러시아로 수출하는 신차의 선적을 중단할 방침이다. BMW·메르세데스 벤츠·시트로앵 등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한다.
-유가 상승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는데요?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주요 원유 공급국이다.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세계 공급량의 약 8%를 차지한다. 유가 상승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쟁으로 러시아가 유럽에 보내는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원유 가격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어제 브렌트유 기준 국제 유가가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8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국내 정유 업계에서는 아직 러시아 수입 물량이 충분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