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 주제는 무엇일까요?
A. 혹시 매운 음식을 좋아하세요?
요즘 너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분들 중심으로 ‘매운맛 챌린지’고 하면서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을 즐기는 놀이가 있기도 하고 불닭 맛 등 실제로 매운 음식들이 많이 판매되기도 하는데요.
가끔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면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오늘은 이 주제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Q. 진짜 혀가 아플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맞나요?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매운맛이 기분과 감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매운맛은 사실 혀의 미각 세포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이 아닙니다.
혀는 신맛, 짠맛, 단맛, 쓴맛, 감칠맛 등 이렇게 세 가지만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느끼는 매운맛은 아픈 느낌, 즉 통각을 느끼는 것입니다.
혀에는 매운맛을 느끼는 감각세포가 없거든요.
그런데 사람의 뇌는 너무 강한 통증이 아닌 적당한 통증을 느끼면 자율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통증을 중화시키고자 변연계라는 감정을 느끼는 뇌 부위에서 아드레날린이나 엔도르핀, 도파민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 뇌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그래서 강한 매운맛을 느끼면 순간 통증으로 느끼지만, 곧 사라지면서 이런 호르몬의 작용으로 오히려 상쾌하거나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의 느낌이 들게 됩니다.
실제로 우울증 약의 효과를 알아보는 ‘우울증 쥐 수영 실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큰 어항에 우울증에 걸리도록 미리 조치한 쥐와 건강한 쥐를 넣고 살기 위해 수영하는 시간을 비교하면 건강한 쥐가 훨씬 오랜 시간 수영을 하면서 살아남는 실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울증에 걸려서 수영을 포기하고 쉽게 물에 빠지는 쥐를 우울증 약을 주사하면 정상 쥐처럼 오래 수영을 하면서 버티는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우울증 약 대신 매운맛의 주성분인 캡사이신을 주사한 쥐에서 비슷한 효과를 관찰한 결과가 있습니다. 매운맛이 의욕과 동기부여에 도움을 준다는 결과입니다.
Q. 그렇다면 평소에 매운 음식을 즐기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뜻인가요?
A. 하지만 캡사이신처럼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뇌에서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효과는 매우 일시적인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을 충분한 기간 복용하면 그 효과가 상당 기간 지속되지만, 매운맛은 순간적인 효과에 그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진짜 우울증 환자는 정식적인 치료를 받은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하지만 가벼운 우울감이나 일시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는 분명 매운 음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중요한 내용이 더 있는데요. 불안 증상에는 매운맛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오히려 매운맛이 아드레날린을 자극하여 불안을 유발하는 수도 있으므로 가슴이 두근거리고, 초조한 느낌의 불안 증상에는 매운맛이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