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늘은 어떤 주제일까요?
A: 가끔 ‘화를 참는 것이 좋은지’, ‘화를 내는 것이 좋은지’를 질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화를 지나치게 참을 경우 오히려 마음의 고통을 더 키울 수도 있고, 그렇다고 화를 참지 않고 지나치게 표출하는 것 또한 어쩌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화를 잘 내는 법”이라는 주제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Q: 누구나 화나는 경험할텐데 ‘화는 왜 참기 어려운지!’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있을까요?
A: 화를 참는 것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과학적인 설명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뇌의 가장 깊숙한 부분에 ‘편도체’라는 감정 중추가 존재하는 데 이곳은 사람이 불안, 분노 등의 감정을 느낄 때 활성화되어 스트레스 호르몬들을 분비하고 뇌와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감정 중추의 활동을 이성적으로 인지하고 억제하거나 처리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뇌의 앞부분인 전두엽이 담당합니다. 그런데 이 두 부위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서 미쳐 전두엽이 이를 통제하기 전에 먼저 활성화된 편도체가 뇌의 전반에 미치기 때문에 이성적인 생각보다는 감정이 대부분 앞서게 됩니다. 이런 특성이 바로 ‘화’라는 감정을 참기 힘든 이유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Q. 그렇다면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서 화를 참는 것이 좋을까요? 화를 내야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화를 포함한 다양한 감정은 계곡에 흐르는 물과 같아서 순간 잔잔하게도 때론 거칠게도 흐르지만 잘 흘러내려 간다면 결국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썩게 되듯이 감정도 마음속에 쌓이면 결국 화병 같은 마음의 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화를 너무 잘 내고 지나치게 내는 것도 문제일 수 있고요. 다시 말해 너무 참아도 안 좋고 너무 잘 내도 좋다고 할 수 있겠네요.
Q. 그럼 화를 적절하게 잘 내는 방법을 말씀에 주신다면요?
A. 화가 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요. 바로 외적 자극과 내적 자극입니다. 외적 자극이란 내 의지와는 생각 없이 화나는 일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나에게 욕을 했다면 당연히 화가 나지요. 외적 자극은 사실 살면서 없을 순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내적 자극인데요. 바로 외적 자극을 ‘내가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고 생각하는가’가 내적 자극입니다. 외적 자극이 주는 화의 강도가 ‘10’이라면 바로 내 생각과 감정, 그리고 과거의 경험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것을 ‘100’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더욱 화를 조절할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도 나를 자극한 것이기 때문에 ‘10’ 정도의 내 분노와 화는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만 내가 ‘100’의 강도로 반격을 하면 필시 일은 커지고 사태는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화를 잘 내는 방법으로 첫째 외적 자극에서 받은 만큼만 ‘화를 내자’입니다. 상처를 스스로 건들고 후벼서 상처를 더 나게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딱 외부로부터 받은 만큼만 화를 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안전하게 ‘화를 내자’입니다. 분명히 기분이 상하고 화가 난 것을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하지만, 화가 화를 부르는 상황을 만들어서 일을 키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법과 형식이 중요합니다. 구체적 방법은 우선 단호하고 명확한 표현을 말로 하되 욕설이나 비속어는 사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억양도 힘이 있고 강하게 말하되 격양 되게는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here & Now 원칙이라고 하는데 지금 여기서 내가 화난 부분을 정확히 이야기하되 상대방의 과거 잘못이나 인격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는 피해야 합니다. 화를 잘 다루는 것, 어렵지만 정신건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