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제목이 멋지네요.
그렇죠?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릴 것 같은 책,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입니다.
단 몇 페이지의 단편소설이 주는 여운은 때로 장편소설보다 진한데요.
이 책은 '작가들의 꿈의 무대'로 통하는 미국의 문학 계간지 <파리 리뷰>에서 만들었습니다.
<파리 리뷰>는 가장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이룬 단편소설을 결산하기 위해 작가들에게 특별한 질문을 했는데요.
지난 반세기 동안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왜 그 소설을 탁월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한 겁니다.
오늘 소개할 책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는 그중 열다섯 명의 작가들이 선택한 작품을 뽑아 만든 단편 선집입니다.
<타임>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라고 부른 <파리 리뷰>는 1953년 창간한 이래 70여 년 동안 젊은 작가의 등용문이자 작가들이 새로운 스타일을 탐구하는 문학의 실험실'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작가의 경력이나 출신국, 성별,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포괄적이고 과감한 편집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책에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먼드 카버, 제임스 설터처럼 국내에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한 작가도 있지만,
나머지는 국내에 번역 출판된 책이 아주 적거나 아예 소개된 적이 없는 작가가 대부분입니다.
어떤 작가들이 눈에 띄었는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른 앨리 스미스부터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제프리 유제니디스, 맨부커 국제상 수상자인 리디아 데이비스,
워쇼스키 자매의 영화와 드라마의 각본가이자 최고의 에세이스트로 꼽히는 알렉산다르 헤몬 등 굵직한 성취를 이룬 작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이 책의 원제 'Object Lessons'는 '실물 교육'이라는 뜻인데요. 제목이 뜻하는 것처럼 단편소설의 정수이자 본보기라고 할 수 있는 열다섯 편의 작품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작가 자신이 왜 이 소설이 좋은지 말하고 있어 더 재밌고 신뢰가 가는데요.
편집장이 첫 문장만 읽고 바로 출간을 결정했다던지, 이 소설은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같이 생생하다는 등 자평이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