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20만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문학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김초엽 작가의 신간 단편소설집 <방금 떠나온 세계>를 소개합니다. 

이번 소설집에서는 ‘나’와 ‘세계’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쓴 7편의 소설이 꾹꾹 눌러 담겨 있는데요. 섬세한 문장과 단단한 서사, 그리고 타자에 대한 깊은 사유에 더해 

세심한 관찰자로서 낯선 우주 저편의 이야기를 김초엽만의 세계 안에 온전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첫 소설집에서는 간접적으로만 그려졌던 사회문제를 한 발짝 더 가까이 끌어온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소외되고 배제된 존재로서의 장애에 대한 은유 또한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드러납니다. 

〈최후의 라이오니〉라는 소설에서 ‘나’는 결함이 있는 복제 인간이며, 〈마리의 춤〉에서 ‘마리’는 태어날 때부터 시지각 이상증을 겪어야 하는 ‘모그’입니다. 

소설 〈로라〉의 ‘로라’는 정신과 몸의 불일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 번째 팔을 이식받고 트랜스휴먼이 되길 선택하며, 

〈캐빈 방정식〉의 ‘언니’는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른 이들과는 다른 아주 느린 시간대를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방금 떠나온 세계>의 소외되고 배제된 인물들은 사회의 모순에 맞서며, 사회에 대한 의문을 그치지 않은 채로 지금의 세계를 떠나 더 위대한 세계로 나아갑니다.

 

작가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소개해주신다면? 

지금까지의 김초엽은 SF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소개되는 작가였다면, 지금의 김초엽은 한국 문학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소환되어야 하는 작가가 되었습니다. 

우주에 대해 상상하는 걸 좋아하지만 우주에 직접 가고 싶지는 않은 SF 작가. 환상적인 시공간을 여행하고 외계 행성을 탐사하는 이야기에 열광한다고 합니다. 취미는 두 달마다 바뀌는데, 

가장 오래가는 건 게임이고요, 언젠가 집에 스크린이 구비된 게임방을 만들고, 스스로를 완전 격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