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2박 3일

안녕하십니까..
오랫만에 소식을 전해 죄송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젊은 부부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작년7월부터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 야학교인 남원지역에 "늘배움 야학"이 개소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65세 할아버지, 45세 아주머니 38세 남자, 35노총각등 10여명이 낮에는 한글 공부 밤에는 수준에 맞게 초, 중, 고등학교 검정고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일주일에 한번 그곳에서 사회과목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비장애인들도 공부하라고 하면 힘들어 하는데 심지어 장애를 갖고 있는 그분들은 정말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가르치시는 선생님은 정년퇴직하신 교장선생님, 그리고 전직 선생님, 현직 선생님, 휠체어를 타고다니신 약사 선생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야학을 운영하신 목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분들은 조건 없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는 고마운 분들입니다. 두분의 따뜻한 목소리로 격려의 말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몸도 불편한 가운데 늦은 시간까지 눈을 비비면서 공부하는 그분들을 볼때 가르치는 나도 마음이 흐믓해 집니다. 그런데 학생 중 유난히 다정한 부부가 있습니다. 남편은 언어와 걷는데도 불편하고, 거기다 아내는 중중장애로 불편한 남편을 붙잡고 가야만 간신히 걸어가는 부부가 있습니다.
 
부부는 나란히 앉아 공부를 하는데 가끔 아내가 졸면 남편이 어깨를 툭치면서 아내는 눈을 뜨고, 남편을 쳐다 보는 얼굴 그리과 저와 마주치면 환하게 웃는 그 얼굴 참으로 귀여우면서도 밉지 않는 순진한 모습이야 말로 정말 아름답습니다.
 
힘들게 살아가는 이 부부를 보고있을 때면  몇년전부터 뇌경색으로 힘들어하신 장모님이 갈수록 모든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곁에서 볼 때 잘 해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늘 가슴이 아픕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하는 행동, 생각이 갈수록 달라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깝게 산다고 자주 저희 집에 왔다갔다 하시곤 합니다. 사위 먹으라고 아침일찍 사위가 좋아하는 된장국, 청국장을 끊여 초인종 누르면 잠에서 깰가봐 문밖에 놓고 가시면서 우리가 일어날 시간되면 전화해 대문 밖에 국 갔다 놓아다고 하시는 장모님의 따뜻한 마음에 대해 다정다감하게 하지 못한 아내와 나는 늘 마음이 죄스럽기만 합니다.
 
그래서 나는 올 가을을 넘길지 안니면 못 넘길지 몰라 아내와 장모님께 특별한 이벤트를 한번 할 계획입니다. 요즘 홍보하고 있는 "친정엄마와 2박3일"이라는 연극을 아내와 장모님이 모처럼 이 가을 가기전에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딸과 함께 연극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올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부모는 우리가 성공하여 효도할 날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부모님은 작은 것에 고마워합니다. 큰것 할 생각하지말고  다정한 말 그리고 자주 찾아 뵙는것이 진정 효도라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늘 강조 합니다. 친정어머니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말라고 말입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욱더 예의를 지켜야 하며 더구나 친정어머니라고 소홀히 하는 경우 많은데 우리 다시한번 친정어머니의 마음을 한번 해아려 주는 그런 가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풍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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