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촬영

허허 안녕들  허셨소?
나, 나는 말이요. 지난주 4박5일동안 딴나라 물좀 먹고 왔소.
근디 말이요, 참  어이없는 일이 생겨뿌러서 우리나라보담 구십육배 넓은 땅에서 길을 잃어뿌렀지 뭐요.
북경으로 눈요기를 허로 갔었는디, 와따 우리 나라보다 더 더웁더구만요. 아, 온도가 40도 가까이 나간다는디, 그래도 바람이라도 살살 불어중게 견디겄드만요.
사실 전에 중국엘 한번 댕게온적이 있었는디, 그때는 중국음식만 사 먹을랑게 고놈의 기름기 때문에 좀 고생을 해서 이번엔 김치를 싸들고 비행기를 탔었당게요.
여럿이 뭉쳐서 댕기먼 싸게 멕힌다고 해서 모 교회 성도들이랑 우리 팀이랑 해서 스물 여섯명이 떠났는디,
어느 관광지앞에서 말이요,
우리를 데고 댕기는 잉 그려 가이드라고 허등만, 그 사람이 표를 끊어 올텡게 저그 나무 그늘밑에  가서 좀 쉬고 있으라고 허길래 거기서 잠시 머물렀는디, 한참후 주변을 둘러 봉게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드랑게요.
'나 혼자 냉게놓고 어디로들 갔으까이.'
우리 동네 갔음사 한바퀴 돌아보먼 누군가 나타나겄지만도.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 사람찾기란? 어찌나 겁이 나든지, 
어떻게 할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핸드폰이 주머니에 있다는걸 기억하고 거내어 꺼놓았던 것을 켜 보았습니다.
두세개의 전화번호가 찍혀 있어서 전화를 해 보았더니
우리 일행중 한사람이었습니다.
"나만 빼놓고 어디로들 간기여?
"한수 아저씨! 어디계시요?"
"나 표끊는 문앞에 아직도 있단 말이어"
"우리는 지금 기념찰영을 할려고 줄을 서 봉게 한수아저씨가 안보여서 전화헝게 전화도 안받고. 걱정돼서 혼났어요"
"얼릉 나와서 나 데꼬 들어가시요. 얼릉"
한10분쯤 기다링게로 그 젊은이가 나와서 나를 데리고 들어가등만, 그래가꼬 그 뒤로는 잘 따라댕김서 구경을 했소.
참 테레비로나 보던 중국을 걸어 댕김서 직접 본게로 참 실감 나등만.
많이 보고 듣고 감동했소.
시방 국제화 시대라 헝게 여유있으면 딴나라 구경도 해 봄직허요.
우리나라도 다 못돌아봐놓고 딴나라이야기 헐랑게 좀 쑥스럽기는 허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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