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여대생 실종 4년… 풀리지 않는 의혹,
▲ kbs 8시 아침 뉴스타임... 2010. 03. 18. 방송 분~
<앵커 멘트>
이번 부산 여중생 사건 이후 또 다른 실종 사건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4년전 실종된 여대생 이윤희 씨 사건입니다. 의혹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이 사건 역시 처음엔 단순가출로 봤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가족들과 친구들에 의해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섰는데요, 4년전 사라진 여대생 이윤희 씨. 당시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던 이 씨는 학교 종강파티를 끝으로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리포트> 사진 속 해맑은 모습의 여성, 전북대 수의학과 4학년 29살 이윤희 씨입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전혀 근심을 끼치질 않는 애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하지만 4년 전 모습입니다. 이윤희 씨는 2006년 실종됐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2006년도 6월 그러니까 1학기 남겨 놓고 실종된 거예요. 흔적 없이 사라졌어요." 단순 가출이라던 사건, 그러나 하나둘씩 드러나는 의혹들, 이윤희 씨는 어디에 있는 걸까. 벌써 4년째, 막내딸의 모습은 이 전단지 속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부모님 : "보고 싶다고. 전주에도 다 붙여놨어요." 딸이 실종됐다는 소식은 믿기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실감이 안 갔죠. 과거에 누구한테 이야기 안하고 놀러간다던지 그런 일이 전혀 없었고 성실한 학생이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통계학과 미술을 전공하고도 또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 수의학과로 편입했던 딸. 그 똑똑하고 야무진 딸은 말없이 연락을 끊을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가출했을 리가 없어서, 납득할 수가 없어서, 딸의 마지막 행적을 뒤쫒아본 아버지, 의혹들은 쌓이고 쌓였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이거 보통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윤희 씨의 마지막 모습은 2006년 6월 5일, 교수와 학생 40여명이 모인 종강파티에서였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6월 5일 날이 마지막 실험 실습날이에요. 수의대 학생들. 마지막 실습이 끝나면 그냥 연례적으로 회식이 있었대요." 이날 이윤희 씨는 새벽 2시 30분쯤 혼자 조용히 회식자리를 나섰는데요, 그때 이윤희씨의 뒤를 따라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같은 과 친구 김 모 씨였습니다. // 일단, 수사대상자 1호!!
<녹취> 김 모 씨(목격자) : "가방 챙겨서 쫓아 내려갔어요." // 성추행 범을 회식장소 과 동기들로 돌림,
아무도 없는 새벽, 집으로 가는 15분 동안 거리엔 이윤희 씨와 김 씨 둘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원룸으로 들어가는 이윤희 씨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씨를 본 사람은 없습니다. <녹취> 김 모 씨(목격자) : "제가 들어가는 것만 확인하고 싶어서 쫓아가서 집에 들어가는걸 보고..." // 납치는 아니단다... 원룸에 들어간뒤 실종 됐단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양은 수업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결석을 하지 않던 이씨였기에 친구들이 집에 찾아가 봤지만 인기척은 없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학과 동기) : "한번 갔었는데 그때 사람이 없고 그냥 강아지 소리만 들리고. 그날은 이제 어디 갔나보다 생각을 했죠." // 범죄자 의도(강아지를 풀어놈)대로...
그러나 다음날도 이 양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에 이 씨의 집을 다시 찾은 친구들. 이번에도 이씨의 대답은 없었습니다. <녹취> 강 모 씨(학과 동기) : "전날하고 상태가 똑같은 거예요. 그때서야 생각이 들었죠. 무슨 일이 있나보다. 그래서 신고를 하고." 자물쇠를 따고 들어간 집 안은 이양이 키우던 강아지 두 마리 때문인지 온통 어지럽혀져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집을 비운 것이었습니다. <녹취> 김 모 씨(학과 동기) : "그건 좀 이상했어요. 원래 나갈 때는 강아지가 난리를 피우니까 베란다에 넣고 나가거든요." // 재판 때는 강아지가 위 거실 창문을 열고 들어왔을 거라는...
그렇다면 이씨는 6월 6일 새벽 종강파티 이후 친구들이 찾아와 문을 연 6월 8일 정오 사이에 사라진 것인데요, 그리고 이윤희 씨의 집에 남겨진 흔적들은 여러 가지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 6일 새벽 이씨가 자신의 방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넷으로 검색한 것은 ‘112’와 ‘성추행’ 도대체 왜 이 두 단어를 검색했을까? 새벽 2시 58분에 켜진 컴퓨터는 단 3분 간 이 두 단어를 검색한 후 4시 21분에 꺼졌습니다. // ‘성추행·112’는 유력한 용의자 K군과 헤어진 뒤 남겨진 것임...!!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6월 6일 새벽 3시경에 컴퓨터에 접속해서 성추행 뭐 112 이런 걸 검색했어요. 그래서 깜짝 놀랐죠." 방에 늘 있던 찻상은 정교하게 다리만 없어진 채 원룸 건물의 쓰레기 더미에 숨겨져 있었는데요, 흉기로 쓰고 버려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다리가 빠져서 상은 아예 없어져 버리고. 그냥 버려져 있는 게 아니라 감춰져 있는 걸 내가 발견했어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서랍에 있던 공구류 가운데 유독 망치만 없어졌고, 가방속 마취제는 반병쯤 비어있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단순 가출로 보기 힘들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대여섯 가지가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 거예요." 의혹은 또 있습니다. 이윤희 씨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할 단서도, 연락을 시도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사건발생 나흘 전 이윤희 씨가 가방을 날치기 당해 신분증과 수첩, 휴대전화까지 모두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 날치기 범과 실종사건은 관계가 없음...!!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실종되기 3일전인 6월 2일 날 밤에 아르바이트를 갔다 오다가 오토바이 날치기한테 핸드폰 등이 들어있는 가방을 날치기 당했어요. 그러니까 전혀 통신수단이 없는 거예요." 의혹은 계속 제기됐지만 이윤희 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고, 경찰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는데요, 이 씨의 부모가 가장 답답했던 것은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였습니다. 단순가출로 여겨 사건 초반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부모는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윤희 씨 아버지 : "친구들이랑 놀러갔으니까 이삼일 있으면 다 들어와요 그러더라고요." 물론 경찰은 사건이 심상치 않자 당시 이 씨의 행적과 주변 인물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였고 통신자료 수사,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펼쳤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6월이면 이윤희 씨가 실종된 지 꼭 4년째. 이씨의 부모는 아직도, 4년 전 그 자취방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민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