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마음산책, 이기호 作)
가족이라는 이름 자체가 꼭 소설의 다른 말인 것 같다는 작가의 말처럼,
어떻게 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가족의 이야기.
이기호 작가 본인의 가족 이야기이다. 2011년부터 3년 넘게 한 월간지에 ‘유쾌한 기호씨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원래 30년을 연재 기한으로 삼고 시작했다는데
2014년 그날 이후 ‘이 땅에 함께 살고 있는 많은 아비와 어미가 자식을 잃고 슬퍼하고 있을 때,
차마 내 새끼들, 가족 이야기를 문장으로 쓸 자신이 없었기’에 중단됐다.
2천 년대 문학이 선사하는 여러 유쾌함 중에서도 가장 ‘개념 있는’ 유쾌함 중의 하나라고 지목되는
독보적인 소설 세계를 가진 작가 이기호. 그가 가족을 소재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아이들의 성장담이기도 한 소설을 펴냈다.
44편의 짧은 꽁트 같은 에피소드들이 묶여있는데, 딱 마음먹고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아무 때나 느긋하게 기대앉아서 읽다보면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찡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지는 요상한 경험을 하게 한다.
부부라는 존재의 사랑, 가족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마음 따뜻해지는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