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6일(목) 모닝시네마

이번주 개봉작

이번 주에는 숨을 죄어오는 공포물 <맨 인 더 다크>,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들인 조나스 쿠아론이 연출한 <디시에르토>,

이데올로기 속에서 희생된 남자 이야기를 담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

노인의 성과 죽음을 다룬 영화 <죽여주는 여자>,

실화를 소재로 한 범죄물 <인필트레이터: 잠입자들>등이 개봉 예정입니다.

 

이 가운데 특별히 주목해 볼 영화가 있다면?

오늘은 이재용 감독, 윤여정 주연의 영화 <죽여주는 여자>.

종로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65세의 일명박카스 할머니소영 역을 윤여정.

뇌졸중으로 쓰러진 단골에게 자신을 죽여달라는 간절한 부탁을 받고 죄책감과 연민 사이에서 갈등하다

그를 진짜 '죽여주게' 되고, 그 일을 계기로 사는 게 힘들어 죽고 싶은 고객들의 부탁이 이어지자 혼란에

빠지게 됨.

감독은 서울의 중심부지만 사회에서 가장 외곽으로 밀려난 

이들이 모여드는 곳, 종로의 전경을 자주 비추는데요. 노인 성매매 장면, 자살을 조력하거나 방조하는

순간들도 실감나게 묘사.

늙고 병들어 비참하게 삶을 연명하는 자신의 옛 고객들을 죽여주는 소영’,

그녀를 연기한 윤여정의 깊은 표정이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

가장 고독한 삶, 소수자들의 문제, 그리고 노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20회 몬트리올판타지아국제영화제 각본상, 여우주연상 2관왕.

  

최은영의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

긴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로맨스 영화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에단 호크, 줄리 델피 주연의 영화 <비포 선셋>.

2006년 작인 이 영화는 여행 중 비엔나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며 사랑에 빠지고 6개월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지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1996년작 <비포 선라이즈>의 영화 속 캐릭터들이,

무려 9년 만에 재회한다는 설정으로 실제 9년의 시간이 흐른 후 만들어진 속편.

주인공 제시와 셀린느가 파리에서 재회한 후 영화 상영시간과 같은 1시간 반 동안 펼쳐지는 이야기.

감독은 영화 속 시간과 실제 시간을 동일하게 설정하면서 시간의 흐름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

9년이 흐른 후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배우들과 영화 속 인물들이 겹쳐지면서,

길고도 짧게 느껴지는 인생사의 아이러니를 낭만적이면서도 쓸쓸하게 그려내는 작품.

영화의 배경이 되는 전형적이지 않은 파리의 풍경들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보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