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은 가습기 살균제로 90일된 갓난아기 민지를 잃고, 아내마저 폐가 굳어진 채
아이를 죽인 죄책감에 스스로 삶을 마무리하면서 홀로 남겨진 아빠의 투쟁기.
가습기 살균제를 자신이 사다줬기 때문에 죄책감에 시달리는 민지 아빠의 싸움, 그 싸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야당의원, 매일같이 회사 건물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민지 아빠를
하나의 균으로 보는 살균기 회사 회장, 그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 살균제에 인증을 내준 여러 기관의 직원들.
이야기가 흐를수록 소설이 아니라 실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작가도 창작이 아닌 기록과도 같은 책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게
이런 인물들도 ‘누구 아빠’, ‘누구 엄마’로 시종일관 표현된다는 점. 누구의 아빠이고 누구의 엄마이면서
자신의 가정을 위해 다른 가정의 아이들의 죽음은 외면했다는 정말 무서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