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쇠 전
옛날 어느 고을에 이몽룡의 우수한 외모와 변강쇠의 정력을 겸비한 이강쇠라는 양반이 살고 있었다. 이강쇠는 얼마나 여자를 밝혔던지 치마만 둘렀다 하면 그냥 놓아두지를 아니하므로, 온 고을의 유부녀나 처녀가 그에게 걸리면 남아 나지를 못하였다. 참다 못한 고을의 남정네들은 어느날 노씨 성을 가진, 죽도록 고생하다가 겨우 과거에 붙은 원님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이강쇠의 죄상을 낱낱이 고발하며 재발 방지를 보장하고 엄중히 처벌해주지 않으면 자기들도 막 가겠노라고 진정을 하였다. 노발대발한 노 사또는 즉시 포졸들을 풀어 강쇠놈을 잡아들였다.
노 사또는 풍기를 문란하게 한 죄로 곤장 100대라는 중형에 처하도록 했다. 곤장 100대를 맞고 겨우 풀려 나온 이강쇠. 꼼짝 못하고 자리 깔고 엎드려 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살이 해어지고 피투성이가 된 강쇠의 ‘궁둥이’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왜 자기가 맞아야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런 고통도 당하지 않고 아랫목의 따스함을 즐기고 있는 강쇠의 ‘거시기’에게 따지고 들었다.
궁둥이 : 이보게! 언제나 재미는 자네가 혼자 다 보고 애꿎은 나만 죽도록 얻어 터졌으니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러자 ‘거시기’놈은 정색을 하고 이렇게 되받아치는 것이었다.
거시기 : 아니 무슨 그런 서운한 말씀을 하십니까? 저는 언제나 앞에 가만히 서서(설 립 立이 아니라 발기할 기 起) 있기만 하는데 형님이 뒤에서 자꾸 밀어대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굴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요.
불쌍한 궁둥이는 그 말에 속아 상처가 다 나은 뒤 아직까지도 거시기 밀어 넣어 주는 일을 계속 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얻어야 할 교훈> 세상에는 뒤에서 죽도록 수고하고서도 개피만 보는 더럽게 운 없는 놈 따로 있고, 앞에 나서서 하는 일도 없이 단물만 빨아 먹고 재미는 다 챙기는 얌체 같은 놈이 따로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