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은 흔드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뒤로하고, 오른쪽엔 듬직한 아들을, 윈쪽엔 깜찍한 딸이 다소곳이 누웠습니다.
내일아침을 위해 빨리 잠자라는 엄마의 성화를 못이겨 아이들은 초롱초롱한눈을 깜박거립니다.
8살난 아들녀석이 갑자기 " 엄마 산타할아버지 간식 준비해주세요."
"뭐? 무슨 간식 ?"
"음 산타할아버지가 내것 컴퓨터 들고 오시면 힘들고 배고프니까 엄마가 빵이랑 간식좀 식탁에 차려놓아."
"야 착한일도 안했는데 설마 컴퓨터를..."
"아니야 산타할아버지는 울지만 않으면 선물준대 어린이를 사랑해서..."
중얼거리더니 꿈나라로 들어가버렸습니다.
문방구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며 빙그레 웃어봅니다.
결혼 8년차
대학교 1학년때 동아리방에서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그리고 아들 딸을 낳고 이만하면 다사다난하죠 (아 남들도 다 그런다구요?)
맞벌이하느라 동동걸음치며 정신없이 살았는데 어느새 8년이란 시간이 흘렀군요. 며칠후의 결혼기념일엔 색다른 이밴트를 해 볼까요???
참 어떡합니까?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을 찰떡같이 믿는 아들에게 이번에는 실망을 안겨줘야하니.. 뭐라고 설명하죠?
선물이 크면 사슴이 안달린다구 할까요? 아님 원래 산타할아버지는 없어 라고 설명해줄까요
어느새 깊은 잠속에 빠진 아이의 새근새근 숨소리가 추운 겨울밤 사랑과 평화로움을 뿌려줍니다. 우리 가정에. 내 마음에, 그리고 소중함을 오랫동안 간직하고픈 사람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