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rnesto Cortazar / Eternal Love Affair
이유야 어찌 되었건, 몸에 무리가 될 마라톤에 아무런 준비없이 참여하게 되어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답니다. 하지만 8시 30분 집을 나서 긴 여정 끝에 4시 넘어 귀가하며 갖게 되는 흐뭇함이 앞으로의 생에 활기를 더해주어 행복하기만 하군요. 수지 압봉의 효력을 100% 확신하며 온몸으로 번지는 아픔에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고, 주부로서의 주말 마무리를 해본답니다.
이마트에 엄청 밀리는 사람들 속에서 반가운 여고 동창과 옛 동료교사의 행복한 가족쇼핑을 함께 느껴봄도 행복이고, 내 노력이 부족한 음식에도 맛있게 저녁식사를 마치며 오늘 하루의 피로를 잊는 가족에게도 감사를 느낍니다. 시간내어 들린 대학원 카페에, 논문심사 다녀온 소감을 실은 동기의 예쁜 글에도 사랑이 넘치고, 김차동님의 [몇시에 일어나세요?]책을 선물할 내 마음속 선생님의 웃음 번질 내일에 대한 기대로 벅찬 밤을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림질이 남아있지만, 잠시 오늘의 행복을 정리해두고, 또 마라톤 대회에서 우연히 맺은 약속 하나도 해결해야 하기에 휴식을 취해봅니다. 뛰기에 아직 무리인 허리로 인해 가끔씩 걸으며 뛰며 마친 10km완주 메달이 흐뭇함을 안겨주는 밤!! 맞바람 맞으며 언덕을 오르는 힘든 마라톤에서도 푸른 하늘과 늘푸른 소나무군락은 항상 같은 모습으로 평안함을 선물한 의미를 되새겨 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