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빙상경기장 아기스포츠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아침마다 아이들을 태우는 셔틀버스에서 FM모닝쇼를 듣는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너무 기쁜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제 마음속에 자리잡은 작은 천사를 만났답니다.
제가 아이들과 생활한지도 벌써 6년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있답니다. 저보다 더 오랫동안 이일에 종사하신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저에게도 6년이란 그리 짧지만은 아닌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선생님이라는 자리에 섰을 때는 하고 싶은 것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도 정말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게 많은 만큼 힘드는지도 몰랐죠.
하지만 6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 후회되는 일도 많고 예전과는 다르게 나태해져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제자신을 추스리지만 그때마다 마음뿐입니다.
그런데 오늘 너무 가슴벅찬 일이 생겼습니다. 6년전에 처음으로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제 품으로 날아온 작은 천사를 만났습니다. 그아이는 선천성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학습능력도 신체 발달도 다른아이보다 더딘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마음만은 다른 아이들보다도 맑고 깨끗한 아이였습니다. 그 아이... 이보라. 다른 아이들보다 제 보살핌을 필요로 했던 아이. 보라는 다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하는 것들조차 여러번 연습을 해야 따라할 수 있었지만 항상 열심히 따라 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도 항상 국에 말아서 죽처럼 불려서 먹였습니다. 제 손길을 많이 준만큼 그애에 대한 제 사랑도 어느새 깊어만 갔습니다. 아이들이 1년동안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발표하는 재롱잔치에서 보라의 진가는 발휘되었습니다. 음악이 나올 때마다 얼굴 한가득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부모님들 앞에서 당당하게 율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그 때 너무 가슴 떨리는 행복을 느꼈답니다.
그로부터 5년이란 시간이 지난 오늘 보라를 다시 만났답니다. 우리아이들의 스케이트 수업시간에 보라를 우연히 정말 생각지도 않은 우연으로 만났습니다. 저희 아이들 사이에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몇명 있었는데 분홍색 슈트를 입은 아이가 자꾸만 제 눈에 띄었습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보라가 맞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고개를 끄덕이더니 배꼽에 두손을 모으고 저에게 인사를 했답니다. 절 기억해준것만으로도 기쁜데 그아이가 예전보다 더 좋아진 발음으로 저에게 말을 했답니다.
"저희 엄마가요, 선생님 너무 좋아해요." 보라의 말을 듣고 제 가슴속에는 뭐라 표현할 수없는 행복이 가득해졌답니다. 보라뿐만아니라 보라의 어머님까지 절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다는 게 너무 믿기지 않았죠. 보라의 한 마디로 인해 제가 교사로 살아가는 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아이들도 훗날에 절 기억해 줄까요? 어떻게 기억해 줄 지 너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