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아빠의 모습을 자주 바라보게 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부부란 이름은 둘일때가 아름답다는 말이 이제 혼자가 된 아빠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니 정말로 맞는말 인것 같습니다.
엄마를 잃은 우리들보다 부인을 잃은 당신의 슬픔이 당신의 얼굴에서 웃음을 사라지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갔을때만 해도 아빠는 아무리 강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을 것 같은 강한 모습으로 우리들의 눈물을 닦아주셨던 아빠였는데...
엄마가 생각처럼 쉽게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무의식상태로 말씀한번 하지 못하고 누워있는 3개월의 시간동안 아빠는 더이상 뿌리깊은 나무가 아니었습니다. 작은바람에도 온몸이 뽑힐 것 같은 약한 나무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빠의 생각처럼 엄마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일어날 거라 믿었던 희망은 하루하루 시간속에서 점점 더 절망으로 변해가면서 아빠의 얼굴에서도 기쁨보다는 슬픔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었지요.
아빠의 눈물을 자주 보게 된 때도 아마 그때 부터였을 겁니다.
아빠는 우리들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었을겁니다. 아빠를 의지하고 있는 우리들때문에...
그래도 아빠의 눈물은 감추어 지지 않았습니다. 어떤날은 아빠와 같이 눈이 붓도록 울기도 했으니까요.
어느날 갑자기 쓰러졌던 엄마는 거짓말처럼 갑자기 눈을 감으셨습니다. 말씀 한마디 하시지 못하신채 다시는 뜰수없는 눈을 감으셨죠. 아빠는 또 우셨습니다.
사탕을 빼앗긴 아이처럼,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처럼 아빠는 어린애처럼 소리내에 울고 또 우셨습니다.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을 하고 소리까지 내면서 울고계시는 아빠의 흔들리는 어깨를 안아주지 못했습니다.
그냥 그렇게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다 쏟아부어버리고 나면 나중에는 눈물이 말라버릴지도 몰라서 였습니다.
아빠는 엄마가 참으로 불쌍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아빠는 엄마의 갑작스러운 이별에 그동안 다정하게 대해주지 못한게 미안했을겁니다.
엄마를 먼 곳으로 보낸지 8개월이 지났어도 아빠의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나봅니다.
아직도 아빠의 붉어진 눈시울을 보게 되니까요.
아빠의 마음속에 엄마라는 슬픈이름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로 남아있을겁니다.
아빠에게 엄마만큼은 아니어도 아빠의 쓸쓸한 마음을 행복감으로 채워드릴께요. 아빠의 잃어버린 웃음을 다시 찾아드리고 싶어요. 아빠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시길 바래요.
아빠 사랑해요.
* 마음으로나 몸으로나 많이 약해지신 아빠의 생신이 8월 9일이예요. 아빠의 생신을 축하해주세요.
아빠에게 예쁜 꽃바구니를 선물로 주셨으면 합니다.
아빠에게는 기쁜날이 아닐테지만요. 부탁드립니다.
보내는 사람
전북 정읍시 시기3동 504-9번지. 1통3반(580-063)
김 민 숙 (011-657-2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