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마다 함께하는 방송 '전주 MBC 김차동의 FM 모닝쇼'입니다.
저희 가족 이외에 올 3월부터 새 가족이 된 두 명의 남자 조카들까지 모두 7명이 왕 애청자라고 하면 믿으실까요?
전주에서 익산용남초등학교로 출근하는 차 안에서는 운전자인 저를 비롯해서 같은 학교를 다니는 두 명의 조카가 한 시간 내내 즐겨 듣고, 전주 집에서는 등교를 서두르는 세 명의 딸들이, 위도파출소에서는 남편이.
이렇게 각기 다른 곳이지만 '전주 MBC 김차동의 FM 모닝쇼'를 들으며 상쾌한 하루를 보냅니다. 특히 제 남편은 사연 보내기를 즐기고 조카들은 아침마다 문자를 보내지요. 최근에도 소개된 적 있는데 아주 좋아했어요.
진행자이신 김차동님을 비롯한 운영진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우리 가족 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주고 이야깃 거리를 제공해주는 고마운 방송에 저는 처음으로 글을 남깁니다. 그리고 축하 사연 방송도 부탁 드립니다.
올해로 교직 경력 22년째인교사입니다. 최근 5년간 전주교대전주부설초등학교에서 근무했고, 올 3월 1일자로 익산 용남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규모가 큰 학교에서 근무하다가 전교생수 13명, 교사 수가 모두 5명인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이런저런 걱정에 발령 소식을 들은 그날부터 잠조차 제대로 이룰 수 없었지요.
시스템이 달라서 한동안 터덕거릴텐데 어쩌나 하는 마음에 차라리 규모가 큰 학교로 갈 걸 하는 후회도 잠시 했었죠.
하지만 기우였다고 누가 말했던가요?
방학 기간을 이용해서 새 학교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날 출근을 하고 시스템을 익히는 동안 처음 만난 김미샘은 제 스승이었습니다. 직급을 굳이 소개하자면 교무 보조이지만 직급을 초월해서 이미 그 학교 근무 경력 5년을 넘긴 최장수 직원인데다가 캐리어 우먼 그 자체였지요. 워드는 기본이요 포토샵에 손재주까지. 뭐하나 나무랄데 없는 팔방미인이었어요. 오죽하면 아름가지 미일까요?
근무하는 동안 학교 안과 밖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들을 비롯해서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소상한 정보, 게다가 업무 추진 능력 역시 최고인 베테랑 샘이셨어요.
날씬한 몸에 유난히도 예쁜 눈은 사슴의 눈보다도 더 빛나고, 마음씨는 비단결보다 좋아서 어느 누구의 부탁에도 거절을 하는 법이 없으며 항상 뒤에서 소리없이 궂은 일 다해주던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새 학교에 부임해서 적응하느라 바쁜 제게 끊임없는 용기와 격려로 대해주던 참 고마운 사람, 그래서 오래 오래 함께 하고 싶은 귀한 그 사람이 5년 동안 정들었던 우리 학교를 떠난답니다.
떠난다는 소식을 전하던 일 주일 전부터 지금까지 날마다 눈물 보이며 하나씩 자신의 흔적을 정리해가던 우리 김미샘.
마지막 근무일인 오늘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마치고 여전히 남아서 새내기 교사인 제 일을 도와주었습니다. 출장가는 저를 배웅하면서 도다시 눈물 보이는 마음 여린 그 사람.
떠나고 싶지 않은데도 떠나야 하는 그 마음 헤어리니 눈물이 앞섭니다.
규모가 너무 작은 학교라 언제 폐교가 될 지 모르고(2013년 폐교 대상 학교래요) 계약직이라 페교된 이후 여러 가지 면에서 이동하는 것이 불리하기 때문에 폐교 전에 보다 안정적인 자리를 찾아 떠난다면서 정말 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몇 번이고 하던 우리 예쁜 김미샘
우리 직원 뿐 아니라 아이들도 얼마나 서운해 하는지 모른답니다.
6학년 아이들은 5년이나 함께 생활했으니 더더욱 서운하고 아쉽지요.
근무 여건이 열악해서 그런지 그동안 김미샘처럼 긴 시간 근무하신 선생님이 안계신 것 같았어요.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5년 동안 쌓은 정 두고, 익산 남중학교로 자리를 옮기는 김미샘. 당신을 볼 수 없는 내일부터 당장 그리워할 아니 벌써부터 그리워하는 많이 부족했던 교무입니다. 어찌보면 참으로 짧은 1개월 22일 동안의 만남이었지만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은 항상 싱그러웠고 풍요로왔으며 행복했습니다. 더 오래하고픈 마음 두고 가야하는 김미샘도 보내야하는 저희들도 아쉬움과 섭섭함을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새 임지에서도 이곳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은은한 향으로 주변 사람을 늘 미소짓게 하시고 함께 하는 모든 이의 아낌 받고, 사랑 받으며 행복하소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ps : 새 임지로 가시는 김미샘도 많이 두려워해요. 작은 학교에서 큰 학교로 옮기기 때문에 부담스러운가봐요. 용기 내서 자신의 장점 충분히 발휘하면서 예쁜 모습 오래 간직하도록 축하해주고 격려해주셨으면 해요.
방송 소개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며칠 전 제 생일 날 남편이 보낸 축하 사연 듣고 굉장히 부러워해서 그 때 생각했죠. 김미샘 위해 처음으로 사연를 써보자구요. 작지만 큰 기쁨이 될 거예요.
사연 소개 꼭 부탁 드리고 더불어 꽃바구니도 보내주시면 더욱 좋겠지요?
사연 소개 여부를 미리 문자로 알려주시면 김미샘께 들어달라고 전할게요. 7시 부터 출근 준비한다고 했으니 7시 30분 이후에는 출근하면서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차 없어서 집에서 시내 버스 타고 나와서 중간에 친구 차로 출근한다고 들었거든요. 휴대전화번호는 010-9647-1264예요.
참, 내일 23일은 제 동생 부부의 결혼기념일이기도 해요. 동생 부부의 귀한 아들을 제가 3월부터 데리고 있는데 자기 부모님 결혼 기념일 축하도 더불어 해달라고 옆에서 조르네요. 박성숙, 이진우님의 결혼 기념일도 함께 축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