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줄에 긋는 밑줄 21편

만남은 맛남이다.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는다. 이 몇 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 그 만남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나일 수가 없다. -미쳐야 미친다/정민 지음/푸른역사/p123 지금까지 짧은 삶을 돌이켜보니 맛난 만남으로 기억될만한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저보다 7살이나 어린 한 여성입니다. 그녀의 모습을 묘사해보면 우선 아름답습니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은 사람마다 주관적인 관점이니 '매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듯 합니다. 특히 눈동자가 매력적입니다. 또한 천성이 착합니다. 때로 많은 지적을 저에게도 하지만 그것마저 고맙게 느껴집니다. 그 분은 무거운 인생의 길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재주도 갖고 있습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 지 모릅니다. 직장 사람들은 그녀를 신기자로 부릅니다. 반면 저는 어떤 때는 '여사'님, 다른 때는 '선생님' 등으로 부르곤 합니다. 그러나 가장 편안한 호칭은 '여보야'입니다. 후배에서 한 남자의 동반자가 된 지금의 아내. 어쩌면 내 삶에서 가장 맛난 만남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의 삶 속에서 가장 맛난 만남은 누구인지요. -서른 다섯 줄에 긋는 밑줄 21편/2008년/1월24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