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아픈 우리아이

누가 아들 아니랄까봐 19개월된 우리 아들은 오늘도 뛰고 던지고 부수고 야단법석입니다. 이제 말하는 것에도 취미를 붙여가는 중이라 표현도 점점 다양해지네요. "엄마,안나(앉아).여기" 손으로 바닥을 탁탁 쳐가며 거기 앉아서 같이 놀잡니다. 빨래도 널어야 되고 설겆이도 해야 한다며 설명을 한참 해줬더니 양 손으로 팔을 감싸 흔들며 "힘힘해에(심심해)"그럽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한참 웃다가 다시 쌓여 있는 그릇들을 보고 설겆이를 하려 일어섰습니다 자기 뜻대로 안되서 화가 났는지 같이 놀자며 앞에 있던 블럭을 집어 던집니다 사람한테 던지면 혼날까봐 저 멀리로 몇 개를 내던지더니 엄마를 보며 우는 척을 합니다 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볼에 힘을 주고 '그러면 혼내준다'하는 표정을 지어주지요 그러면 우리 천사같은 아이가 어떻게 하는 줄 아세요 "미안,미안"그러면서 엄마에게 달려와 안깁니다 미안이란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또,누가 엄마 아들아니랄까봐 제가 어렸을 적이랑 똑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마음이 여렸던 저는 '미안해,괜찮아'라는 말을 일찍부터 달고 자랐답니다. 학교 다닐때까지만 해도 '천사표'라는 별명은 맡아놨었죠. 저조차도 사실은 '이 험한 세상을 어찌살꼬~' 걱정한 적도 있었구요. 그런데 지금은 그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변해버린 제 모습을 봅니다. 뾰족히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은데 이제는 아무도 저에게 '천사표' 라는 말은 안해주네요. 많이 똘똘해지기도 했고 약아지기도 했으니까요. 천사같은 아이는 쉬운데,천사같은 어른은 어려운 말인 것도 같습니다. 착하기만한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세상에 휘청대지 않을만큼 세월 속에서 꿋꿋하게 자라겠지요? 눈만 마주치면 누구에게든 씨익~ 웃어주는 우리 순둥이 건강하고 똘똘하고 착하게 자라기를 기도합니다. 윤태규의 마이웨이 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