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9(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의 주제는요?

이번주 수요일 저도 같이 소용돌이에 휘말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전주지방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이메일이 접수된 사건인데요. 

26일 정오쯤 법원 공용 이메일로 “오후 1시 34분부터 7시 30분 사이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왔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특공대와 탐지견이 투입돼 청사 주변을 수색하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저도 재판에 가는 도중 이 사건으로 인해 이 날 재판 기일이 모두 변경되는 일을 겪었는데요. 다행히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재판과 민원 업무에도 상당한 차질이 생겼겠네요?

그렇습니다. 신원이 확인된 법원 직원만 제한적으로 출입할 수 있었고, 민원인들은 청사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재판이 중단되거나 연기됐고 경찰과 소방, 군 인력까지 투입됐습니다. 폭발물이 없었더라도 법원 업무와 시민의 재판받을 권리, 공권력을 침해한 중대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전주지방법원에만 이런 메일이 온 것은 아니라고요?

같은 날 서울과 인천, 청주, 대전, 춘천, 창원 등 전국 40여 개 법원에 같은 내용의 메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송됐습니다. 

일부 법원에서는 직원과 민원인들이 대피하고 진행 중이던 재판도 멈췄습니다. 경찰은 동일인이 보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신 경로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번에도 일본에서 발송된 허위 협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죠?

네. 2023년 8월부터 일본의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를 사칭해 학교와 관공서, 공연장 등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팩스와 이메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까지 병합 수사된 사건만 48건이고, 이후에도 학교 등을 대상으로 비슷한 협박이 계속됐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아이돌 그룹 관계자를 사칭했지만 범행 수법과 문구가 유사합니다. 다른 폭발물 협박 사건들은 대부분 피의자가 검거됐지만, 이 일본발 연쇄 협박은 아직 발신자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3년째 반복되는데도 잡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해외 서버와 우회 IP, 인터넷 팩스 등을 여러 단계로 이용하면 실제 발신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해외 통신자료를 확보하려면 일본 수사기관과의 국제공조도 필요합니다. 

경찰은 현지에 공조수사단과 주재관을 보내 발신 번호와 이메일의 경유지를 추적해 왔습니다. 수사가 어렵더라도 디지털 흔적이 남기 때문에 추적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김차동 : 범인이 검거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송경한 : 불특정 다수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공연히 협박하면 공중협박죄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상습범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돼 최대 징역 7년 6개월까지 가능합니다. 경찰과 소방 등을 출동시켰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죄가, 법원 업무를 마비시켰다면 업무방해죄도 문제 됩니다. 실제 폭발물이 없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폭파 협박 때문에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습니까?

광명역 폭파 예고 글로 공무원 133명을 출동시킨 피고인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받았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 폭발물이 있다고 자작 신고해 공무원 100여 명을 출동시킨 배달기사는 1·2심 모두 징역 2년 8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영업손실이나 출동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습니다. 폭발물 협박은 장난이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국가 기능을 위협하는 중범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