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3(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의 주제는요? - “문신 무죄판결(전원합의체)”

 

오늘은 문신 시술과 무면허 의료행위 문제입니다. 

미용실에서 두피 문신을 시술한 사건과, 패션잡화 판매점에서 레터링 문신을 시술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두 사람 모두 의료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유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돌려보냈습니다. 

1992년 눈썹 문신을 의료행위로 본 이후 34년 만에 판례가 바뀐 겁니다.

 

그럼 이제 문신 시술이 완전히 합법화됐다고 봐도 되는 건가요?

그렇게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판결의 정확한 의미는, 통상적인 미용 문신을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의사가 아니면 문신을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의료법을 적용해 온 기존 법리가 바뀐 거지, 아무런 규제 없이 누구나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문신 시술에는 여전히 위생, 감염, 

염료 안전성 같은 문제가 남아 있고, 2027년 10월 시행 예정인 문신사법에 따라 면허와 시설 기준을 갖춘 제도로 관리될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왜 문신을 의료행위로 봤던 건가요?

핵심은 보건위생상 위해 가능성이었습니다. 

피부에 바늘을 찔러 색소를 주입하는 행위라 감염이나 염증 위험이 있고, 그래서 의료인이 해야 한다고 본 겁니다. 

1992년 대법원이 눈썹 문신에 대해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줄곧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받아 왔습니다. 

그 사이 문신 시술자들은 사실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면서 법의 사각지대에서 영업을 이어온 셈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처벌도 꽤 많이 이뤄졌겠네요?

그렇습니다. 문신 업계에서는 적발되면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이나 징역형까지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문신 시술 수요가 계속 늘어났고, 

수십만 명이 시술을 받는 상황에서 시술자만 처벌하는 구조가 맞느냐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2022년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의료법 조항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긴 했지만, 그 이후에도 입법과 사법 양쪽에서 변화 움직임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은 왜 판단을 바꾼 겁니까?

문신 행위의 성격과 사회 현실이 크게 달라졌다고 봤습니다. 

문신은 대부분 질병 예방이나 치료와 관련 없이 이루어지고, 시술에는 의학적 전문지식보다 미적 감각과 디자인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실제로 미용 문신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의사를 찾아가는 사례도 많지 않고요. 

대법원은 문신이 일반인도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고, 자기 신체를 통해 개성을 표현할 자유도 있다고 봤습니다. 

의료법이라는 틀로 무조건 처벌하는 것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그럼 앞으로 진행 중인 문신 시술 사건들도 영향을 받겠네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이 전원합의체로 판례를 변경한 만큼 하급심도 이 기준을 따라가게 됩니다. 

두피 문신, 눈썹 문신, 레터링 문신처럼 단순한 미용 목적이라면 더 이상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방향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저도 현재 관련 사건을 하나 진행 중입니다. 

이번 판결로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긴 상태입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법원이 34년 된 판례를 사회 현실에 맞게 바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1992년과 지금은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위생 관리 수준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대법원은 이 현실을 더 이상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라는 틀로만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앞으로는 문신사법 아래 면허와 위생 기준을 갖춘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텐데, 처벌보다 관리 쪽으로 논의가 옮겨갔다는 점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