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책은?
오늘 소개할 책은 함윤이 작가의 장편소설 《정전》입니다. 제3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자, 데뷔 4년 만에 여러 문학상을 휩쓴 작가의 첫 장편인데요.
이 소설은 공장을 멈추고 싶다는 한 스무 살 청년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주인공 ‘막’은 예상치 못한 현실 속에서 공장에 들어가게 되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노동과 사랑, 우정이 뒤섞인 이 이야기는 한 청년이 처음으로 사회를 마주하는 순간의 감각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흥미로운 부분
이 소설이 흥미로운 건, 전형적인 노동소설과는 다르게 아주 ‘애매한’ 인물을 중심에 둔다는 점입니다.
막은 세상을 바꾸겠다는 거창한 의지도 없고, 투쟁의 중심에 서는 인물도 아닙니다.
그저 잠시 일하러 온 대학생일 뿐이죠.
그런데 동료 라히루가 기계 사고로 손가락을 잃고, 아무렇지 않게 공장에서 밀려나는 순간, 막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잘못된 일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 그 머뭇거림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막이 떠올리는 건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단 하나의 상상입니다.
“공장 전체가 단 하루라도 멈췄으면 좋겠다.” 이 ‘정전’이라는 상상은 복수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 거대한 시스템을 잠깐이라도 멈춰보고 싶은 마음처럼 느껴집니다.
결국 이 소설은 노동 이야기이면서도,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봤을 때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는지를 묻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작가소개
함윤이 작가는 2020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젊은작가상, 문지문학상, 이상문학상 우수상, 이효석문학상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빠르게 주목받은 작가입니다.
첫 소설집 《자개장의 용도》를 통해 감각적인 문장과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며 ‘새로운 스타일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았고요.
이번 《정전》은 작가가 실제로 공장 노동을 경험하며 떠올린 이야기에서 출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