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7(토) 송경한 변호사의 재미있는 법률이야기(송변재법인데)

 

오늘의 주제는요?

요즘 온라인에서 “카카오톡 강제수집”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상단에 오를 정도로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 그중에서도 카카오톡의 약관 개정이 발단이 됐는데요.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내 사적인 기록이 수집되는 거 아니냐”, “싫으면 탈퇴하라는 거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정말 대화 내용이 수집되는 건지, 그리고 이 약관이 법적으로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카카오톡이 최근 그룹 채팅방 대화를 AI로 요약하는 기능을 선보이면서, “AI를 쓰려면 결국 내 대화가 다 수집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카카오 측 설명은 분명합니다. 대화 요약은 각자의 휴대폰 기기 안에서만 이뤄지고, 그 내용이나 요약 결과가 카카오 서버로 이동돼 저장되거나 활용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이 설명이 사실이라면, 대화 내용 자체를 수집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약관 문구와 동의 방식 때문입니다. 이번 개정 약관에는 “이용 기록과 이용 패턴을 기계적으로 분석·요약해 광고나 맞춤형 콘텐츠 추천에 활용할 수 있다”는 표현이 들어갔습니다. 

이 문구만 보면, 어디까지가 이용 기록이고 어디까지 활용된다는 건지 경계가 굉장히 모호합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대화 내용도 포함되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번 약관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나 불공정 약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특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되는 구조, 다시 말해 사실상 거부가 어려운 설계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정확한 문제는? 

핵심은 “무엇을 수집하느냐”보다 “어떻게 동의를 받느냐”에 있습니다. 

이용 기록이나 이용 패턴이라는 표현 자체는 굉장히 포괄적인데, 이것이 계정 정보나 기기 식별자와 결합되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법적으로는 개인정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만큼 동의 절차도 엄격해야 합니다.

 

약관에 넣어두고 일정 기간 지나면 동의한 것으로 본다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구조라면 이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법원도 그동안 “동의는 형식이 아니라 실질”이라고 반복해서 말해 왔습니다. 선택권이 없는 동의, 불이익을 감수해야만 거부할 수 있는 동의는 실질적인 동의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기술적으로 대화 내용이 기기 안에서만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이용자에게 어떤 정보가 수집되고, 어디까지 분석되고, 무엇에 쓰이는지를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신뢰가 생깁니다. 

특히 카카오톡처럼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라면, 최소한의 정보만 수집하고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게 더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