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3(화) 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매월 첫째주는 이 달에 읽으면 좋을 책 3권을 소개해 드립니다. 

 

싯타르타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종교적 성장소설 ‘싯다르타’가 요즘 베스트셀러이다. 1922년에 출간돼 한 세기를 넘은 작품이 대형서점 소설 톱10에 오르고 고전 분야 1, 2위를 지키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다. 인도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의 아들 싯다르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아버지의 만류에도 친구 고빈다와 함께 출가한다. 그는 불교를 창시한 석가모니 수하에서 수행할 기회를 얻지만,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친구 고빈다를 두고 홀로 길을 떠난다. 이후 싯다르타는 중년이 될 때까지 사랑하는 여인과 부유한 상인을 만나 세속의 욕망을 즐기다가 그에 찌든 자신을 발견하고 모든 것을 버린 채 뱃사공이 된다. 영원을 향한 갈망과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초월에 대한 의지를, 단순하고도 서정적인 문체로 담아낸 책.

 

어린이는 멀리 간다 / 김지은

동화를 쓰고, 그림책을 번역하며, 어린이 문학을 비평하고 연구해 온 평론가 김지은의 첫 번째 에세이. 저자는 종종 가려지거나 지워지기 쉬운 '어린이'라는 존재, 그리고 점점 좁아지는 그들의 세계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하고, 아이들이 어른보다 먼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어른이 '어른답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진심 어린 목소리로 전한다. 그림책, 동화,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작품을 함께 소개하며 책이 가진 힘과 책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통해서만 사고하기를 벗어나 어린이는 어떤 존재인지, 어린이를 위한 세상은 어때야 하는지 고민하는 어른들에게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선사할 책.

 

다시 만날 세계에서 / 강유정, 김후주, 오세연, 유선혜, 이슬기, 이하나, 임지은, 전승민, 정보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민주주의의 가치와 공동체의 신뢰는 부서졌지만, 주저하지 않고 광장으로 뛰어나가 희망의 빛을 보여준 여성들이 있다. 다채로운 모양의 응원봉이 어깨를 맞대 만들어낸 색색의 빛은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시 만날 세계에서』는 국회의원, 청년 농업인, 활동가, 소설가, 시인, 기자, 문학 평론가, 영화감독 등 희망의 빛을 직접 마주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광장 속 연대의 목소리를 현장감 있게 담았다. '특별한 기적'을 기다리지 않고 '희미한 빛을 쫓아가' 스스로 기적이 되기를 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