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눈앞에 둔 119입니다.
32년 현장에서 수 많은 죽음을 보았고, 호스피스 10년 넘는 자원봉사 하면서도 수 많은 죽음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언젠가는 나에게도 오겠지, 나도 언젠가는 저 자리에 누워서 세상 마지막 인사를 하겠지...
수도 없이 생각해 보았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니 눈앞이 깜깜해지고 눈문만 흘러 나옵니다.
엄니,어머니,엄마...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쏟아지는 단어들...
폭싹 속았수다 보면서도 엉엉엉 울었던 그 이름 어머니...
84세... 운동도 열심히 하시고, 지금도 손바닥만한 텃밭 농작물이 당신 암보다도 중요한 사람
그런 분 몸속에 좌우 신장에 9.5센티, 3.5센터 악성 종양이 자리 잡아서 그렇게도 불편을 시작했던 것도 모르고
그저 다녔던 병원에서 약 타다 드시면 덜 아프고...그렇게 모르고 살아 왔는데.
정기적으로 다니는 병원에서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고 당장 입원해서 검사하자고 해서 한 것이 "악성 종양"
엄니는 악성 종양이 암 인줄도 모르시고, 빨리 퇴원하고 싶다는 말씀만 하시고....
결국에는 4자녀와 옆지가가 의논끝에 엄니에게 알리고 다음을 준비하자...
병원 로비에 엄니 모시고, 차마 나는 말씀 드릴 용기가 안나서 첫째딸이 "엄마, 잘 들어, 엄마 암이래. 근데 엄마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면역항암치료나 표적치료도 위험하데..."
입으로는 "그러냐! 암이라냐! 어쩐지 몸 여기 저기가 많이 안 좋더라" 하시면서도 가늘게 떨리는 손 끝은 어쩔수가 없었나 보았다.
고등학교 1학년때 아버지 돌아가시고, 딸 세명까지 막걸리 장사로 번듯이 키워내신 세상 위대한 우리 어머니
사춘기때 창피해서 반항도 했었고 막걸리는 손도 안 댔는데... 지금은 최애의 술이 되어 버린 막걸리
그렇게 고생하신 분이 암이라고 하니...
당장에 당신 몸도 불편하신 분이 60년 동안 집에서 그렇게 케어했던 '정신지체 1급(정신년령2살)고모를 시설에 모셔야 한다는 말에 "안 된다고 당신 아프다고, 고모 그렇게 보내면 죄 받는다고" 먹고 바닥 청소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누이를 걱정을 하시는 분...
그런분이 제 어머니시고, 내일 대통령 선거일인 음력5.8일 어머니 84세 생신이십니다.
이것이 마직막이 아니길...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신잔치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기도 드립니다.
아들 김동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