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부터 99.1은 항상 제 친구였습니다.
지역방송인 '김차동의 모닝쇼'은 통학하는 버스 안에서 제게 활력을 불어넣어주었고,
'정오의 희망곡'은 지역 아나운서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설레임이 있었고,(당시 FAX로 사연도 많이 보냈네요.)
일상의 마무리는 언제나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함께 했었죠.
당시 해외여행이나, 유학이 어려웠던 시절,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제게 다른나라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음악을 들려주었고, 이런 음악을 들으면 '나도 어른이다.'라는 나름 자부심과 호연지기를 불어넣어주었죠.
언젠가 부터 저희 집 라디오에는 전원을 켜는 순간 자연스레 99.1이라는 채널이 틀어져있었죠.
사람의 습관이 무서운건지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시작했던 90년부터 누나를 따라들으며, 지금의 48살에 이르도록 제 차는 항상 99.1이 '1번'으로 설정되어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항상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함께 했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야간자율학습을 가기위해 자전거의 패달을 굴리며 이어폰으로 함께 했고,
대학시절에는 통학버스 안에서 함께 했고,
군 시절에는 팝을 좋아하는 선임과 옷을 다리며, 군화를 닦으며 함께 핬고,
전역 후에는 복학생의 분이자, 취업준비생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담배를 피우며 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 한 두곡을 들으며, 힘을 내보자라며 함꼐 했고,
직장에 들어와서는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서도 내 고향에서 들리던 똑같은 진행자의 음성을 들으며 위안을 삼아 함께 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그 아이의 학원을 배웅하며 팝에 대해서 나름 잘난 척하며, 데려주며 함께 했고,
도내 먼 곳으로 발령이 나서 퇴근을 할 때에는 하루의 피곤함을 말씀이 씻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철수는 오늘'이라는 코너는 그 인트로 음악을 들어야 "아~ 드디어 오늘이 지나갔구나. 고생이 많았다."라며 스스로 칭찬을 해주면서, 내용의 심오함과 공감에 한츨 더 커가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99.1은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선생님이자, 전북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제발 돌려주십시오. 전북도민의 99.1을...
장혜라 진행자가 지역방송에 큰 역할을 기여한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청쥐자의 의견을 수렴치도 않은 전주 MBC 지휘부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지역방송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기여도가 큰 장혜라 진행자까지 욕을 먹어가며,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환원을 원하는 청취자들까지 불만이 쌓이게 해서야 되겠습니까?
다시 제 99.1을 돌려주십시오.
퇴근 길 차량에 올라서면 자연스레 나오던 배철수님의 시그널 음악(satisfaction)이 어느 순간 싼티나는 음악으로 변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차분한 목소리에서 톤 높은 목소리를 들으려니 더욱 지쳐서 이제는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미니로 배철수님을 만나게 되네요.
지역방송에 개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있습니다.
허나 '정희'를 중앙방송으로 하고, '배캠'을 지역방송을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은 도대체 누가한 것인가요?
그 결정을 한 자가 전북도민이 맞는가요?
참고로 대다수의 전북도민들은 '99.1 김차동의 모닝쇼', '94.3 여성시대', 또는 '99.1 오늘아침', '99.1 정희', '99.1 두데', '94.3 지라시', '99.1 배캠' 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청취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진정 모르시나요?
물론 제 개인적인 선정일 수 있으나, 제가 99.1을 35년 가까이하며 동 시간대 베스트 방송은 위와 같고, 그 중 '김차동의 FM모닝쇼(지역방송)', '정희(지역방송)', '배캠(중앙방송)'은 대표방송이라 할 수 있는데,
왜 이런 결정을 하셨는가요? 제 친구를 돌려주십시오.전북도민의 99.1을 돌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