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영웅

우리 동네 영웅 

 

안녕하세요? 오늘도 반갑습니다.”

우리 동네 수송공원으로 맨발 걷기 하러 나가면 발 벗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의 말이다. 같은 생각을 가지고 같은 일을 한다는 것이 서로를 허물없고 친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맨발을 벗고 걷기 아니 다른 말로 하면 어싱(Earthing)’ 즉 직접 흙에 발을 접촉시켜 걷는 것인데 그 인기가 여전히 여전하다. 아니 더욱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지금은 너도나도 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며 각 지방 자치단체에서는 여론에 부응하려고 시민들의 복지 사업 중 하나로 맨발 걷기 황톳길을 조성해 주는 곳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물론 군산에서는 아직은 특별히 그런 곳을 조성해 주지도 않고 어떤 계획도 없는 모양이어서 많이 아쉽지만....

 

아무튼 나는 어싱에 긍정적으로 동참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사는 아파트 앞에는 작은 공원으로 축구장과 파크 골프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 둘레가 능선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그곳이 이제는 안전한 어싱의 장이 된 것이다. 원래 이곳은 풀과 돌 그리고 각종 나뭇잎들이 쌓여있어서 그리고 길도 쌍방 교행이 불가능한 아주 좁은 통로 같은 모양이었다. 비가 오면 물이 차서 통행 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했다. 그래서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걷기도 힘들었던 시내 중심에 위치한 작은 공원이다. 그런데 작년 가을부터 이곳이 어싱의 좋은 장소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된 데에는 근처에 사시는 두 분의 공이 크다. 언제부터인가 60대 중반의 한 여성분은 길가에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을 매일매일 대비로 쓸기 시작했고 또 대학교 퇴직을 앞둔 교수님 한 분은 맨발을 할 때 걸리는 수많은 뾰족한 돌과 죽은 나무 뿌리들을 제거하고 비가 올 때 웅덩이를 만드는 곳에 물길을 내어 물이 잘 배수되도록 물길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초창기에는 그런 작은 변화가 무슨 영향을 미칠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조금씩 그렇게 변모한 이곳은 10개월 정도 꾸준히 이 일을 계속해서 하는 두 분의 끊임없는 봉사 정신과 열성으로 하여 길도 넓어지고 깨끗하고 쾌적하고 안전해진 그래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에도 완벽하게 좋은 길이 된 것이다. 이분들은 매일 하루에도 수시로 나와 꾸준히 그 일을 반복하여 이제는 이 근처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까지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 곳이 되었다. 지금은 맨발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그 분들에 대한 감사함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참하여 쓸기도 하고 그 곳 보호에 한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어싱로라는 표지판을 비롯하여 많은 꽃나무들을 가져와 심기도 한다. 그분의 말씀을 들어보면 첫 시작은 거기서 만난 사람 중에 몸이 불편하신 분이 말씀하시기를 운동을 하고 싶은데 튀어나온 돌부리에 자꾸 발이 걸려서 너무 힘들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분의 그 한마디의 말을 듣고서 좀 더 편하게 운동하시도록 눈에 띄는 돌을 몇 개 제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곳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모여드는 것을 보고 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의 이곳이 있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이웃에 대한 측은지심으로부터 시작하여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크나큰 봉사의 마음으로 이런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항상 마주치면 말로만 감사하다고 애쓰셨다는 립써비스만 하고 다니는 나지만 이분들에게 마음으로 느끼는 감사와 존경의 마음은 참으로 크다. 지금도 여전히 그분들은 처음처럼 아니 더 열심히 다른 사람들을 위한 봉사의 마음으로 길을 가꾸고 있다. 왜냐하면 자연은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고 계속 변화하여 궂은 날이 있고 낙엽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주변에 풀들이 계속 자라나고 있으니 ....

 

요즘 사회적으로 진정한 봉사가 중요한 화두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의 필요성과 보람에 대해 얘기하며 함께 하고자 한다. 작은 힘을 보태어 더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며 또는 다 함께 행복하기 위해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여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눈다는 의미에서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기에 그분들에 대한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솟으며 닮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한 배려나 봉사의 마음이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이렇게 직접 실행하며 그것도 한두 번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변함없이 행하는 그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행복한 미소를 짓게 만들고 끊임없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앞서 말한 두 분을 우리 동네 영웅이라 칭하며 주변에 알리고 싶다.

 

군산시 수송동 

최성순(010-9261-0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