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5(화)임주아작가의 책방에 가다

이수지 그림책 <여름이 온다>

이수지 그림책 작가가 <여름이 온다>라는 그림책으로 2022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일러스트레이터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한국 작가가 ‘아동 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여름이 온다>는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을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음악과 그림, 이야기를 결합시킨 독특한 그림책입니다. 드로잉이 주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구성으로, 〈여름이 온다〉는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거의 대부분의 그림에 글자 한 자 없지만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듣는 느낌이 드는데요. 글을 읽고 이해하는 이야기가 아닌, 음악을 듣고 이미지를 느끼며 오감으로 체험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치고는 판형이 큰 편이고, 148쪽으로 방대하고 두텁습니다. 

세계 그림책의 새 역사를 쓴 이수지 작가의 <여름이 온다>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수키핀, <필로소피 유니버스>

29개 주제, 29명의 여성 철학자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은 철학 도서 <필로소피 유니버스>를 추천합니다. 

'왜 철학사에는 여성의 이름이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탄생한 이 책은 영국의 팟캐스트 '철학 한 입'에 출연했던 여성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묶었는데요. 

특히 여성, 동물권, 성별, 취향, 혐오, 문화, 편견 등 우리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며 한 번쯤은 꼭 접할 법한 주제들을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특히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아프리카 철학까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를 건드립니다.

질문과 대답으로 이루어진 인터뷰집이라 딱딱한 철학적 주제들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있어 좋았습니다. "늘 같은 자리에 존재하는 자아는 없다"는 이 책 속의 말처럼 "늘 같은 자리에 있는 철학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홍모 만화 소설 <홀>

세월호 참사 당시 20여 명의 목숨을 구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구조하지 못했다는 트라우마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세월호 파란 바지의 의인' 김동수 씨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형 소설 <홀>을 소개합니다. 

세월호의 도착지였던 제주에는 지금도 김동수씨 같은 생존자가 24명 살고 있습니다. 다수가 그처럼 세월호에 트럭을 싣고 뭍을 오가던 화물차 기사로, 세월호참사 때 생계수단을 잃은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홀>은 김동수씨의 이야기를 토대로 그와 같은 세월호 생존자와 그리고 더 나아가 참사피해자의 삶을 그리며 사회가 재난과 그 피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습니다. 

이 책은 김홍모 작가가 2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1년 동안 독립웹툰플랫폼에서 원고료 없이 연재했던 작품으로, 지난해 출간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