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한해가 저무는 연말에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 한 권을 꼽아봤습니다.
제 마음 속으로는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라는 그림책입니다.
잠시 줄거리를 말씀드릴게요.
아이는 학교에 가면 교실 맨 뒷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오늘은 제발 말할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요.
하지만 선생님은 어김없이 아이에게 발표를 시킵니다. 아이는 말을 하고 싶어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 너무 힘듭니다.
그 많은 눈이 아이의 입술이 뒤틀리고 일그러지는 걸 지켜봅니다. 교실의 모든 눈이 아이를 보고 아이를 비웃고 있습니다.
이렇듯 힘든 시간을 마치고 힘 없이 학교를 나서는데, 아빠가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왔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직감한 아빠는 집에 돌아가는 길에 아이와 강가로 나갑니다.
아빠는 슬퍼하는 아이를 가까이 끌어당겨 강물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저 강물처럼 말한단다."
아이는 이렇게 쉼 없이 흐르는 강물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치유하고 긍정할 수 있게 됩니다.
강물은 굽이치고 부딪히고 부서지면서도 당당하고 담담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다음 날 발표 시간에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마치 시를 읽는 듯한 글과 탁월한 그림이 어우러져 책을 덮은 뒤에도 오래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그림책이었습니다.
작가는 어떤 분인가요?
글을 쓴 '조던 스콧'은 캐나다에서 태어나 시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다수의 시집 중에서 <바보(Blert)>는 말을 더듬는 것에 대해 시적으로 탐구한 작품입니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는 처음 쓴 어린이책이고요.
그림을 그린 '시드니 스미스' 역시 캐나다의 그림책 작가로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수상에 빛나는 다수 수상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책은 특히 번역가의 노고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덕분에 좋은 책이 한국의 언어로, 더 문학적으로 우리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