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
-날씨가 쌀쌀하다. 히터 사용이 필수인데, 당연히 초창기 자동차에는 히터가 없었다. 오늘은 히터에 관한 재미나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
-상상만 해도 춥다. 히터가 없을 때는 어떻게 했나..
-그냥 두껍게 입고 운전. 겨울에는 하도 추우니까 화로를 운전석 아래에 두다가 화재로 이어지곤 했음. 그저 매서운 바람을 몸으로 막는 수밖에 없었음.
-그럼 언제 히터가 등장했나
-1916년 패커드자동차가 버너식 히터를 만들어 냄. 패커드는 당시만 해도 대통령의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 창업주 이름이 제임스 패커드. 버너식 히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제임스 패커드가 겨울철 파티에 다녀오다 타이어 펑크가 났는데, 추위에 떠는 아내를 위해 연료탱크에서 휘발유를 뽑아 머플러를 적신 뒤 깡통에 넣고 불을 지핀 것. 이 일을 계기로 버너로 휘발유를 태워 열을 얻는 연소식 난방기를 고안. 하지만 역시나 버너가 불안정해 자동차에 화재가 일어나는 게 문제.
-소련의 스탈린이 자동차 히터의 최초 사용자라고?
-화재 문제로 인해 패커드의 히터가 양산되지 못한 뒤 1926년 미국 뷰익 자동차 공장의 엔진 기술자였던 도널도슨이 엔진 고장을 수리하다가 냉각수 호스가 터져 내뿜는 뜨거운 증기 열에 손을 데였음. 이 때 도널도슨이 냉각수를 활용해 히터를 만들 생각을 했고, 1936년 소련의 스탈린이 미국의 패커드차를 특별 주문했는데, 이 때 전기식 히터를 장착해 준 것. 소련 사람들은 이 차를 '달리는 크렘린'(성)이라고 불렀을 정도.
-국내는 히터가 언제 들어왔나..
-1931년 광산왕 최창학씨가 2만원을 주고 샀다는 뷰익에 엔진 배기가스의 열을 이용한 가스 히터가 장착됐다고 함. 그러나 1962년 새나라 자동차에 온수 히터가 달리기 전까지는 자동차 히터를 모르고 살았음. 그저 두껍게 옷을 입는 수밖에...
-그런데, 겨울에 히터를 사용하면 연료가 더 소모된다는 얘기가 있던데...
-잘못된 상식. 히터는 외부의 차가운 공기가 엔진 열로 데워진 관을 통과하면서 뜨거운 열로 바뀌는 것이기에 연료소모와는 무관. 히터를 아무리 많이 틀어도 관계 없음. 그러나 에어컨은 엔진의 회전동력을 일부 이용해야 하기에 연료소모가 증가하는 것. 에어컨 사용에 연료가 소모되니 히터도 그런 것 아니냐는 잘못된 추측이 와전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