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 메이킹 필름북>, 타냐 라푸앵트 저
사막 행성인 '아라키스'를 무대로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창조해서 '스타워즈', '스타크래프트', '왕좌의 게임'을 비롯한 전세계 서브컬처에 강렬한 영감을 선사한 책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SF 고전이기도 한 '프랭크 허버트'의 소설 <듄>인데요.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열렬한 애독자라고 말한 바 있죠. 그런 역사적 소설은 현재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저도 지난 주 아이맥스 영화관에 '듄'을 보러 갔는데 늦은 밤에도 좌석이 꽉 차서 놀랐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이 '듄'이라는 영화 이야기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듄 : 메이킹 필름북>인데요.
이 책의 저자인 '타냐 라푸앵트'는 영화 <듄>의 책임 프로듀서로서 모든 제작회의와 미술 관련 결정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감독의 비전을 현실로 옮기는 과제를 안고 있었던 그녀는 감독과 일상을 함께하는 연인 관계이기도 했는데요.
영화의 현장 안팎에서 누구보다 감독의 고뇌를 이해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던 저자는 역사상 압도적 스케일의 SF 영화의 시작과 끝의 숨겨진 이야기를 우리에게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이 책에는 감독의 첫 아이디어부터 영화제작을 위한 드로잉, 스토리보드, 그리고 생생한 스틸컷, 세트 디자인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매 페이지마다 밀도 있게 펼쳐집니다.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 김누리 저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를 통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김누리 교수의 신작 <우리에겐 절망할 권리가 없다>가 나왔습니다.
"청년의 80퍼센트가 자기 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부르고, 75퍼센트가 이민을 가고 싶다고 느낀다면, 그 나라는 이미 망한 나라다."
프롤로그부터 냉철한 문장이 쏟아지는 이 책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김누리 교수가 쓴 칼럼의 모음집이면서, 지난 7년간 급변해 온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의 씁쓸한 풍경과 궤적을 고스란히 담은 역사의 기록물이기도 합니다. "환멸의 시대를 넘어 거대한 전환을 감행하자"는 저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시면 좋겠습니다.
<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저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의 첫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는 제가 꼭 추천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한국의 지방 도시 D시를 배경으로 십대 퀴어 '나'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 소설은 ‘과거로부터 온 편지’를 현재와 교차시켜 보여주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합니다.
자우림의 음악을 듣고 싸이월드에 교환일기를 쓰던 시절을 기억하는 주인공의 처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그리고 동시에 전개되는 한 사람의 죽음 이야기.
너무 술술 읽혀 책갈피가 필요 없다는 수식어가 붙는 이 소설. 11월엔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